▲ 매일노동뉴스 자료사진

“노사정 합의문 어디에도 비정규직(기간제·파견)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은 없다. 오히려 노사정이 공동실태조사를 한 후 집중적인 논의를 거쳐 법안에 반영한다는 것이 합의 내용이다. 노사정 논의가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새누리당이 이를 무시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반드시 막아 내겠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3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한 뒤 처음으로 언론에 입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18일 <매일노동뉴스>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5대 노동관련법안을, 특히 비정규직법을 당론발의한 것에 대해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했다.

한국노총이 같은날 새누리당에 항의공문을 보내 “정부·여당이 노사정 합의문을 왜곡·파기하는 길로 간다면 합의무효를 선언하고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도 김 위원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23일 국회를 방문해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을 만나 법안 철회와 수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내놓은 법안이 노사정 합의를 위반했음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풀어 내겠다(해결하겠다)”며 “더불어 (법안에 누락된) 노조 차별시정 신청대리권 부여 같은 비정규직 보호조항은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13일 밤 갑작스럽게 노사정 합의문에 잠정합의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에는 일반해고·취업규칙 두 의제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려고 해서 이를 막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했다”며 “(합의 후) 정부가 마치 올해 안에 할 것처럼 얘기하는데, 합의문에는 논의기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도 이 문제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냐”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노동자 여러분의 고뇌에 찬 결단이 결코 희생을 강요하고 쉬운 해고를 강제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일반해고·취업규칙)를 해결하지 못하면 저뿐만 아니라 임원 모두가 사퇴하겠다고 이미 약속했다”며 “이 또한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했다”며 “(합의 후) 기업들이 진정 청년고용을 창출하는지, 정부 말대로 18만개 일자리가 생기는지도 꼭 점검하고 확인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 이전에 “정부가 4월 노사정 합의에 실패하면서 나(김동만 위원장) 때문에 18만개 일자리가 날아갔다(없어졌다)고 압박했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합의문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같은) 좋은 내용도 많지만 이러한 내용들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노총 내에 팀을 구성해 합의 내용이 실행되도록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이행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이행평가위원회를 통해 노사정 합의사항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노사정 합의문을 관련 정부부처에 보내고 합의 내용을 이행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출받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이를 토대로 이행평가위에서 이행사항을 상시로 점검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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