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사실확인도 안 하고 떠벌리는 통에…. 참 뜬금없고 황당하네요."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이 3일 기자에게 너털웃음을 터트리면서 한 말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이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하기는커녕 강경 노조가 제 밥그릇 늘리기에 몰두한 결과 건실한 회사가 아예 문닫은 사례가 많다"며 콜트·콜텍, 발레오공조코리아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콜트악기·콜텍, 발레오공조코리아 등은 이익을 많이 내던 회사인데 강경 노조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이인근 지회장이 "뜬금없고 황당하다"고 한 데에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노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것은 둘째 치고, 팩트와 한참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기타 제조업체인 콜트는 2007년 4월 인천 콜트악기 노동자 56명을 정리해고하고, 같은해 7월에는 계룡시에 있는 콜텍악기를 폐업한 뒤 남아 있던 67명을 정리해고했다. 2008년 8월에는 인천 콜트악기 공장마저 폐업했다. 지금까지 위장폐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팩트와 동떨어진 김무성 대표의 확신에 찬 주장은 어디서 나온 걸까. 해답은 지난 2일자 <문화일보>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일보>는 '강경 상급단체, 폐업 뒤 책임 안져 … 근로자만 실직 희생양', '테트라팩·콜트·발레오 … 무리한 노조 결론은 폐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00년대 폐업한 테트라팩, 콜트악기·콜텍, 발레오공조코리아, 깁스코리아 등 4개 회사는 강력한 노조 투쟁이 직·간접적으로 노사 공멸을 초래한 대표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뜬금포가 사실확인도 거치지 않은 신문기사를 출처로 하고 있다는 것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콜트·콜텍 당사자들은 김무성 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리해고와 위장폐업, 공장폐쇄에 맞서 거리에서 3천일 넘게 투쟁한 자신들을 한순간에 제 밥그릇 늘리기에만 몰두한 파렴치범으로 매도당한 노동자들로서는 당연한 대응이다.

김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국가기밀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낭독해 놓고도 "지라시에서 봤다"고 주장해 처벌을 피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신문에서 봤다"며 모르쇠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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