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 직후 지도부 총사퇴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한국타이어노조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위원장 송의용)는 30일 오후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9일 비대위 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준비위에는 조합원 30여명이 참여했다.

준비위는 "전체 조합원들은 노조 집행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에 분노했고 노조로서의 수명을 다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우리는 전체 조합원에 노조운영 민주성에 대한 총의를 묻고, 노동자 집단사망·탄압으로 얼룩졌던 한국타이어 노사관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27일 올해 생산기능직 기본급 2.9% 인상과 특별호봉승급분 600원(1.04%) 인상, 정기상여금 600%의 통상임금화, 월차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조는 28일 설명회를 열고 29일부터 31일까지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반발하면서 집행부가 총사퇴 의사를 밝혔고 투표는 취소됐다. 준비위에 따르면 조합원들은 임금인상 수준과 월차 폐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는 당초 각각 기본급 6.7% 인상과 1% 인상을 놓고 대립했다. 노조는 21일부터 23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86.3%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그럼에도 임금인상 수준이 미흡한 데다, 조합원들이 월차를 수당으로 받아 왔던 만큼 월차 폐지에 따른 임금감소 우려까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의용 준비위원장은 "기존 집행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저지와 노동조건 향상을 약속하며 당선됐는데도 지난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막지 못했고, 올해는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마저 저버려 조합원들의 배신감이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송 위원장은 "앞으로 조합원 과반 찬성을 얻어 공식적으로 비대위를 구성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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