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평균 밤 10시에 하교하고, 수면시간도 6시간이 채 안 된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매일 12시간 넘게 학교에 머물며 '공부 머신'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학교 학습시간이 각각 6시간21분, 8시간3분이나 됐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와 전국교직원노조는 26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초·중·고 학생 학습시간과 부담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 6월 한 달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6천26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일반고 학생 96.8%가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4명은 밤 10시가 넘어야 하교했다. 학교 강요에 의해 야간 자율학습이 실시된다는 답변이 40.2%였다. 일반고 학생 67.3%는 학교에서 주말 보충수업과 주말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50분으로, 82.7%가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야간 자율학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초등학생 12.6%, 중학생 17.7%가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평일에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은 초등학생이 하루 평균 2시간58분, 중학생이 2시간44분, 일반고 학생이 1시간53분이었다.

실태 발표에 나선 아수나로 회원 황채연(가명 사카린)씨는 "학생들은 주변 학생들과 경쟁 때문에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학습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이나 대학입시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습시간과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과 접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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