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무서운 속도로 치솟던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4월을 고비로 꺾이고 있다.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서 4월 중 실업자 수가 100만명 이하, 실업률은 3%대로 다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나 연초 우려했던 ‘실업대란’은 일단 지나간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실제 실업자 84만8000명은 지난해 11월(79만7000명)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실업률 3.8%도 작년 11월 이후 최저이다.

문제는 이런 실업률 하락 추세가 장기곡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것. 정부와 민간 경제전문가들의 관측은 다소 엇갈린다. 통계청은 “기업 퇴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구조조정 실업이 지난 1월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계절적으로 건설·농수산업 부문의 고용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5월 이후에도 고용동향은 더욱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정부의 실업대책도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또 한가지 기대하는 것은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측보다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경제의 불투명성 등을 들어 안심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경기 사이클상 1분기에 바닥을 친 것으로 보여, 실업률 상승 요인은 줄어들었지만 미국경제의 회복은 아직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추가 금리인하를 검토하는 것도 향후 경기를 좋지않게 본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외형상 실업률이 떨어졌다 해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 등 고용의 질은 오히려 악화된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KDI(한국개발연구원) 유경준 연구위원은 “정부의 실업대책이 단순히 실업률을 낮추는 데만 주력하기보다 임시·일용근로자 등의 고용안정을 높이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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