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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백혈병 조정권고안, 보상안의 내용과 쟁점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권동희
공인노무사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조정권고안이 나왔다. 조정권고안은 공익법인 설립과 보상·대책·사과·향후 절차로 구성돼 있다. 전반적으로 조정권고안의 내용과 수준은 상당히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보상과 관련해 몇 가지 아쉬운 점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그 내용과 과제를 살펴본다.

첫째, 보상의 개념과 도출 과정이다. 조정위는 조정권고안에서 “공익기금 조성을 통한 보상은 사회적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한 기부행위”라고 밝혔다. 또 ‘보상’의 개념을 사전적 의미로 파악해서는 안 되며 ‘사회적 부조’를 통한 사회적 보상이라고 했다.

조정위는 이어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성의 정도, 산재승인 여부 및 역학조사 연구결과 등을 근거로 보상 대상자를 1군(백혈병·림프종·다발성골수종·골수이형성증후군·재생불량성빈혈·유방암), 2군(뇌종양·생식질환), 3군(차세대질환·희귀질환·희귀암·난소암)으로 나눴다. 이로 인한 보상액의 수준과 내용이 다르다. 조정위가 조정권고안의 보상원칙이 사회적 기부를 통한 사회적 부조 개념이라고 밝히면서도 여전히 의학적 관련성에 따라 차별적인 범주를 구획한 것이다.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조정위가 방대한 분량의 제안이유를 제시하는 등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지만 보상기준에서 결국 ‘인과성’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 조정권고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도체 산업의 유해위험성 연구논문은 극히 제한적이고, 그 조사와 연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현재의 과학적 연구와 근거가 부족하다고 해서 질병의 인과성을 섣불리 부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사회적 부조’ 라는 조정위 조정권고안의 취지를 살리자면 상병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배제하지 않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충분한 보상을 보장해야 한다.

둘째, 1군과 2군·3군의 보상수준 차이가 크다. 1군은 요양비와 일하지 못한 기간 평균임금의 70%(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휴업급여 개념)에 더해 위로금을 받는 반면 2군은 요양비와 휴업급여만을, 3군은 요양비만을 지급받게 된다. 또한 질환으로 사망하면 요양비에 더해 1군은 1천일분의 평균임금 상당액을, 2군은 700일분을, 3군은 350일분을 받게 된다. 굳이 이 기준을 찾자면 1천일분의 보상금은 근로기준법상 유족보상(제82조)과 동일하다. 사회적 보상이라면 최저기준을 설정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1천300일치의 산재보험법상 기준을 근거로 해야 타당하지 않을까 판단된다. 산재로 인정되는 경우의 급여(요양비·휴업급여·장해급여·유족급여 등)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조정의 취지가 사회적 보상이라면 최소한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업무상질병 수준 정도는 보상해야 한다. 특히 이 사건 질병이 혈액암이나 난치병 같은 특수질환임을 감안하면 당사자의 경제적·정신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유족급여의 최소 수준을 산재보험법 수준과 동일하게 1천300일치 이상으로 높이고, 2·3군도 동일하게 받아야 '형평'과 '부조' 개념에 부합할 것이다. 산재로 인정받았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상보다 낮은 수준의 부조라면 당사자들 사이에 갈등만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1군에게만 지급하는 위로금 수준도 불분명하다. 위로금 지급대상에서 2·3군을 배제함으로써 초래되는 결과도 생각해 봐야 한다.

셋째, 요양비가 비급여 항목을 포함하는지, 단순한 치료비인지 불분명하게 규정돼 있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특수질환·암환자에게는 치료비만큼 중요한 것이 간병료다. 간병료를 충당하지 못해 가족이 직접 간병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실직과 생활수준 하락으로 이어진다. 산재보험법에서도 간병료·간병급여·이송료 등의 급여를 두고 있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평균임금 기준도 문제다. 진단시점이나 사망시점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개념으로 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보상이 미흡하게 이뤄질 수 있다. 청산조항에 따라 보상금 수령시 삼성전자 등에 대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도 일부 문제가 있다. 향후 위자료 금액이 기대수준보다 낮을 경우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미 산재를 승인받은 유족이나 근로자에 대해서는 산재보험법 제80조 ‘이중보상’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공단이 보상금 수령을 이유로 이미 지급한 보험급여에 대한 부당이득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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