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정명씨와 한규협씨가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위 전광판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고공농성을 50일 째 이어가고 있다. 정기훈 기자
기아차 노사가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위한 특별교섭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30일로 50일째를 맞은 사내하청 노동자 최정명(45)·한규협(41)씨의 고공농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씨와 한씨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광고탑에서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30일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에 따르면 지부는 지난 24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사내하청 정규직화 특별교섭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회사측과 원·하청 노조는 현대·기아차의 사내하청 사용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판결을 바탕으로 사내하청 정규직화 특별교섭을 진행해 왔고, 지난 5월 465명 규모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는 내용의 특별채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기아화성사내하청분회는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규직 노사가 주도한 신규채용안에 불과하다며 반발해 왔다.

최종원 분회 상황실장은 "법원의 판결 취지에 맞게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이행하라는 것이 고공농성자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라며 "특별교섭이 재개되고 진전된 안이 나오면 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되는 것인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아차지부 관계자는 "특별채용이라는 기존 결정은 그대로이고 별도의 추가적인 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교섭 방식이나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금속노조와 기아차비정규직 고공농성 경기대책위 회원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고공농성 50일째를 맞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판결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특별교섭을 재개하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위한 종합적 계획을 제출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이 법을 준수하는 길이고, 고공농성 노동자들이 빨리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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