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달 기자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본부장 임성렬)가 1946년 대구에서 미군정에 의해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인 10월 항쟁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12월까지 매월 항쟁이 발생한 지역을 답사하며 당시를 기억하겠다는 것이다.

대구본부 10월 항쟁특별위원회는 지난 18일 오후 10월 항쟁 현장답사를 시작했다고 19일 밝혔다. 10월 항쟁은 해방 직후 미군정이 쌀 배급정책 실패로 콜레라가 창궐한 대구지역을 봉쇄하면서 촉발됐다. 9월 파업 와중에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 대구지부에서 ‘남조선총파업 대구투쟁위원회’ 간판을 걸던 중 경찰과 충돌하면서 항쟁이 시작됐다. 당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한 총에 맞아 노동자 황말용씨가 사망하면서 이튿날 노동자·시민·학생 1만명이 집회를 벌였다. 노동자들은 쌀 배급과 임금인상, 해고 반대, 자유로운 노동운동 보장, 민주인사 석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철도·화학·금속 등 전 산업으로 확산됐다. 총파업에는 전국에서 15만명의 노동자가 참여했다.

10월 항쟁특위는 이날 현장답사지로 46년 9월23일 철도파업 현장인 대구역을 택했다. 답사에는 10월 항쟁 당시 전평 경북섬유노동조합연합회 쟁의부장을 지낸 권오봉(91)씨를 비롯해 이재식 대구본부장 직무대행·손호만 전교조 대구지부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10월 항쟁 당시 파업투쟁 현장과 주요 거점, 그리고 무장한 경찰과 대치했던 거리 사진과 지도가 실린 자료집을 대조하면서 얘기를 나눴다. 대구역과 대구공회당·전평 대구지부·대구부청(현 대구시청)·대구경찰서를 돌아봤다.

이재영 특위 위원장은 “철도 파업 거점인 대구역 광장은 롯데백화점이 들어서서 없어졌고 대구노평(전평 대구지부) 자리는 주방용품가게 간판이 걸려 있다”며 “일본제국주의 잔재와 미군정의 폭압에 맞서 생존권을 지켰던 노동자·민중의 저항 역사인 10월 항쟁은 안내판조차 없다”고 탄식했다. 그는 “관련기록을 수집하고 현황 파악과 조사 그리고 현장답사·세미나·추모대회를 통해 투쟁의 역사를 재정리해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며 “10월 항쟁 정신을 계승해 노동운동 정신을 바로세우는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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