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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석 운송은 서비스업? 사용자위원의 황당한 주장김현호 공인노무사(노무법인 현장)
▲ 김현호 공인노무사(노무법인 현장)

필자는 지난해 7월 말 동양시멘트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철폐투쟁에 관한 글을 이 지면에 쓴 적이 있다. 올해 2월에는 고용노동부 태백지청이 ㈜동일과 (유)두성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동양시멘트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결정했다. 또한 동양시멘트가 그 즉시 ㈜동일과의 형식적인 도급계약을 해지해 100여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졸지에 해고자 신분으로 전락해 길에서 수개월째 투쟁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 후 동양시멘트 사내하청 투쟁에 좋은 소식이 있어 지면을 빌려 소개하고자 한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강원지노위 입성

올해 2월 말 집단해고 당시 ㈜동일의 해고자 100여명 중 조합원은 80여명이었고,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한 인원은 60여명으로 줄었다. 도중에 자발적으로 노조를 탈퇴한 이들도 일부 있었지만 기존 ㈜동일의 업무를 대체하기 위해 동양시멘트 광구로 들어간 제2·제3의 사내하청업체들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취하를 입사조건으로 걸면서 탈퇴자가 배가됐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은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만을 중심으로 법률적 대응을 하려 했으나, ㈜동양시멘트에 대한 행정기관의 제재(복직은 이행하지 않더라도)가 따를 수 있다면 강원지노위로 사건을 접수하자는 노조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필자가 고용노동부 사건에 이어 강원지노위 사건을 대리하게 됐다.

당시 염려했던 부분은 노동부 태백지청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법리를 노동위원회가 과연 유지할 것인지였다. 현대오일뱅크 사건이 2006년 서울지노위에서 유사한 법리로 인정된 이후에 법원을 제외하고는 노동위에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법리를 전면에 내건 사건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내하청업체의 실체가 인정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이 적용될 경우에 대비해 옛 파견법과 개정 파견법 적용 대상자들을 분리하고 ㈜동일 이전의 사내하청업체 전적 경위를 모두 따져 옛 파견법 적용 대상자들을 최대한 확대했다. 개정 파견법상 고용의무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원청을 상대로 한 구제신청사건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위가 일률적으로 각하 판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사내하청 해고자들 전원 부당해고 판정

3월께 구제신청 사건이 접수돼 6월5일 열린 심문회의에서 3시간 동안 노측과 사측 간 공방이 벌어졌다. 양쪽 다 사건 규모에 맞게 총 참석인원이 40여명에 달했다. 공익위원과 노동자위원 그리고 사용자위원이 서로 질문하면서 설전을 이어 갔다. 심문회의 때 오고간 주장이야 각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사용자위원의 질문 중 아직도 웃음이 나오는 내용이 있다. 해고된 ㈜동일 노동자들의 주요 업무는 석회석 발파·운송 업무인데 이를 서비스업로 봐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냥 웃어넘기려다 계속 들어보니 결론은 식당·아파트 경비 등 수십년간 진성도급화된 분야와 다를 게 없다는 논리였다. 이에 사측 대리인은 KTX 사례를 들고나오면서 맞장구를 쳤다. 오죽하면 도중에 해고자 대표가 사측 대리인에게 언성을 높이고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겠는가.

사실 ㈜동일에 대한 도급계약 해지는 지난해 말부터 나온 얘기였다. 실제 동양시멘트가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은 당시 법정관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로 제출된 도급계약 갱신 관련 자료에서 재차 확인됐다. 그동안 하청업체들은 견적서를 청구한 전례가 없었다. 그런데도 지난해 11월께 일률적으로 하청업체들이 견적서를 청구하고, ㈜동일이 제출한 견적서상 견적대금이 동양시멘트의 입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급계약이 해지된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시나리오대로였다. 비록 강원지노위가 이 사건 해고를 부당노동행위로 보지는 않았지만, 구제신청 대상자 전원을 부당해고로 판정하면서 노동부와 그 입장을 같이했다.

사내하청 문제 해결 없이 매각 없다

올해 3월 초 법정관리를 졸업한 동양시멘트의 매각 방향이 지배회사인 ㈜동양과의 분리매각으로 결정되면서 매각 일정이 발 빠르게 진행됐다. 그런데 ㈜동양이 해고노동자들의 아픔은 외면한 채 매각에만 열을 올리면서 “동양시멘트 매각 흥행” 같은 기사가 연일 쏟아지자 해고자들의 분노는 극으로 치닫고 있다. 해고자들은 ㈜동양 법정관리인을 만나 해결책을 듣고 싶어 지난주 3일간 동양 본사에서 노숙농성을 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만남을 거부했다. 노동부와 노동위의 판단에 대해 동양시멘트와 그 지배회사인 ㈜동양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동양의 회생절차 담당 재판부 역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를 적극 검토하기를 바란다. 노동위 결정대로 빠른 시일 안에 이들이 복직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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