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조를 설립한 요양병원 노동자들이 "복수노조로 인해 교섭권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 고려수요양병원지부(지부장 심희선)는 27일 오후 서울 금천구 고려수병원 앞에서 2차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복수노조를 이유로 산별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박탈하는 것은 노사갈등을 심화시키고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병원은 재활치료사들이 직접 손으로 하는 재활치료를 전문으로 한다. 직원 130명 중 70명이 재활치료사다. 지부에 따르면 이들은 하루 평균 15명의 환자를 일대일로 치료하지만 휴게시간과 공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연차와 연차수당, 휴일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30여명은 지난달 3일 노조를 설립하고 병원측에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단체교섭을 요청했다.

그런데 일주일 뒤인 같은달 9일 직원 70여명이 가입한 제2노조(한국철도사회산업노조 고려수재활병원지부)가 설립됐다. 병원측은 과반수 노조인 제2노조와 교섭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도 진행했다. 병원측은 다음주께 제2노조와 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2노조 관계자는 "노조 간의 방향성의 차이로 공동교섭은 어렵다"며 "다만 제1노조측이 공문을 통해 의사를 밝히면 교섭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심희선 고려수요양병원지부장은 "병원측이 제2노조하고만 소통하겠다며 면담까지 거부했다"며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유사한 사례를 모아 공론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지부장은 "병원 내에서 노동강도 완화와 일방적 취업규칙 개정으로 인한 연차 축소 문제를 지적하고 불투명한 연봉제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