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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간호사 무기계약직 전환, 그 후하태현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 하태현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지난해 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방문간호사들을 대량 해고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충남 예산군과 당진시에 소재한 보건소에서 근무하던 방문간호사들도 2014년 12월31일부로 계약만료 통지를 받고 하루아침에 해고자가 됐다.

지역보건법(제9조)은 ‘가정·사회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행하는 보건의료사업’을 보건소가 관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건소 방문간호사들은 지역주민 가정을 찾아다니며 취약계층을 위한 각종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2013년 이전까지 방문간호사 수행업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 의한 사용기간 제한 예외사유(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2년을 초과해 계속 근로하더라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그러다 정부가 2013년 1월부터 방문건강관리사업을 예외사유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기존 방문간호사들은 2015년 1월 이후 계속 근로할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무기계약직 전환이 아닌 계약만료 통지를 선택했다.

예산군 방문간호사들은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사용기간 제한 예외사유에서 빠지게 됐을 때 이것이 해고로 이어질 거라고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실제로 예외사유에서 제외된 뒤 보건소장을 비롯한 주변 동료들은 “조만간 좋은 일이 있을 것(무기계약직이 될 것)”이라는 말을 수시로 했다. 보건소는 도중에 사직하려는 방문간호사에게 조금 더 일하면 무기계약직이 되는데 왜 그만두려고 하느냐며 사직을 만류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예산군 스스로 2012년 5월에는 방문건강관리사업 종사자들을 무기직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충남도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예산군은 막상 방문간호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가 되자 이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일정한 시일이 지난 뒤 기간제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방문간호사를 신규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기존에 근무하던 방문간호사들에게 일괄적으로 계약만료 통지를 한 것이다.

방문간호사들은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충남지노위는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사용기간 제한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방문간호사들에게 갱신기대권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계약만료 통지의 합리적 사유가 존재하는지를 주요 쟁점으로 다뤘다.

구제신청이 접수된 지 4개월여 만에 심문회의가 열렸지만 당일 지노위는 판정을 내리지 못하고, 2주 후에 2차 판정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2주의 시간 동안 노사 당사자 사이에 무기계약직 전환 관련 협의가 진행됐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런데 2차 판정회의가 열리기 며칠 전 예산군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방문간호사들에게 원직복직명령을 내렸다(부당해고 판정을 우려한 듯하다). 지노위는 예산군의 원직복직명령으로 기존 해고처분이 취소됐으므로 구제의 이익이 없다며 구제신청을 각하했다.

방문간호사들은 비록 해고처분의 당부를 가리지는 못했으나 해고처분이 취소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로 원직에 복직하게 됐으므로 만족할 만한 결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들은 4개월여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해고기간을 정리하고, 예산군과 복직시기를 협의해 본래의 업무에 복귀하고자 했다.

그런데 예산군은 갑자기 방문간호사들의 복직을 받아 줄 수 없다며 방문간호사들의 출근을 저지했다. 스스로 해고처분을 취소해 원직복직을 명해 놓고, 그에 따라 원직에 복직해 근무하려는 사람들의 출근을 막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예산군이 어떤 의도로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부질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취해야 할 태도는 더더욱 아니다. 방문간호사들이 조속히 원직에 복직해 주민들로부터 다시 ‘보건소 딸’로 불리기를 기대한다.

하태현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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