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온지회

'초코파이'로 유명한 제과업체 오리온의 부산경남지역 판매영업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다. 화섬노조 오리온지회다. 지회는 지난 24일 노조 설립 총회를 열고 27일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부산경남지역 8개 영업소 직원 97명이 가입했다. 노조는 판매실적 압박과 수당 없는 장시간 근로체제 개선, 급여·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28일 윤석우(43) 지회장과 전화인터뷰를 통해 노조 설립 배경을 들었다.

-판매직들은 어떤 일을 하나.

"각자 과자를 트럭에 실어 동네 구멍가게나 소형 슈퍼, 중형 마트 등 담당 거래처에 배달하고 매장 정리나 진열도 한다."

-노조를 만들게 된 계기는.

"판매 실적 압박이 너무 심하다. 제품 판매가 둔화되고 동네 슈퍼들이 문을 닫는 일이 다반사인데도 회사가 목표를 조정해 주지 않고 있다. 직원들은 사비로 부족분을 메우거나, 내일 판매할 걸 오늘 실적으로 당겨 보고하는 '가상판매'를 하기도 한다. 실적을 못 채우면 질책도 받지만 급여가 크게 줄어든다. 급여 중 실적급 비중이 높아서다. 내가 11년차 직원인데 기본급이 130만원이다. 판매 목표 100%를 달성하면 수금액의 3%를 실적급으로 준다."

- 연장근무가 많은가.

"원래 근무는 저녁 5시까지인데 결재 등을 하다 보면 저녁 7시가 된다. 그런데도 시간외수당이 없다. 거기에 1주에 한두 번은 근무시간 이후 '석회'(판매 대책회의)나 '번들데이'(마트 묶음상품을 포장하는 일)를 한다. 각각 2시간씩 하는데 추가수당이 전혀 없다. 그 외에도 영업목표 달성을 이유로 일요일만 쉬게 하고 개인 연차도 못 쓰게 한다. 얼마 전 부친상을 당한 직원에게도 소장이 "영업이 어렵다"며 출근을 압박하기도 했다."

- 어떻게 변하길 바라나.

"우리는 그동안 연장수당을 못 받고 있었던 사실도 몰랐다. 청춘을 바쳐 일한 곳에서 이런 대우를 받고 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SNS에 후배들이 올린 아이들 사진을 보고 더 나은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회사도 노조와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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