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희 기자
동국대 대학원생이 총장 선출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동국대 총장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군을 대상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한다. 총장 후보군 3명 중 2명이 사퇴한 상태다.

최장훈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21일 새벽 서울 중구 동국대 안 10미터 높이 만해광장 조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최씨는 "조계종단이 학교 운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묵살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총장을 다시 뽑겠다고 약속할 때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총학생회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고공농성장 아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 재선출 △총장후보자추천위 규정 개정 △승려 이사 축소를 통한 이사회 개편을 촉구했다.

동국대는 18대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총장추천위가 추천한 후보 3명 중 2명이 사퇴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한 후보는 "종단 내외의 뜻을 받들어 후보에서 물러난다"고 밝혔고, 또 다른 후보는 "조계종단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폭로한 뒤 사퇴했다. 단독 후보로 남은 보광스님은 연구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동국대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13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이 중 9명이 조계종 재적승려다. 학생들은 총장후보자추천위에서 다시 후보를 가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동국대 이사회는 25일 차기 총장을 선출한다. 총학생회는 같은날 항의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조계종 홍보팀과 동국대는 "개입설과 관련해 특별히 밝힐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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