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자동차밸리를 반대하지 않지만 비정규직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결사반대할 것이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13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박봉주(50·사진) 본부장의 말이다. 박 본부장은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 교육선전실장을 역임했다.

- 자동차밸리에 대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의 입장은.

“그동안 알려진 대로라면 정규직 임금을 낮춰 4천만원짜리 일자리 2개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자본의 입장에서는 꿈의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동희오토와 유사하다. 동희오토는 거의 다 비정규직으로 채워져 있다. 실현 가능성도 의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간 국내공장 건설에 부정적이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기아차에 공장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고속도로 등 인프라를 지어 줬다. 광주시가 그 정도의 출혈을 감수할 수 있을까.”

- 윤장현 시장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모델을 벤치마킹해서 사회통합을 거쳐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독일과 한국은 조건과 처지가 다르다. 거기서 성공했다고 무작정 갖다 쓰면 되겠나. 산별노조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힘을 한데 모아 정치투쟁을 잘해 보자는 취지였으나 지역에서는 오히려 더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의 좋은 사례라지만 우리에게는 문제로 나타난 예다.”

박 본부장은 “노사민정 대타협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노사정 대표자가 언론에 나와 발표하는 자리에 우리가 장단 맞춰 줄 생각은 없다”며 “광주시의 보여 주기 식 행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노정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다. 그는 “노동현안 해결이나 노동정책 반영을 위한 것이라면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다”며 “공식 채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광주시 사회통합추진단이 추진하는 사업에 협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본부장은 “노사민정 대타협에 들어오라는 것과 선거 때 도와 달라는 것만 제외하면 모든 사업에서 협력할 여지가 있다”며 “(양대 노총 중)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는다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광주본부는 지난해 1월부터 광주시 위탁을 받아 노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미조직 노동자를 위한 상담·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어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나.

“우선 협력업체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원·하청 간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아야 한다. 광주지역의 경우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임금인상 투쟁이 끝나면 3~4차 벤더에서 불만이 나온다. 부품단가 후려치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을 사용한다. 지역 제조업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지역 기업인이 사업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부품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방법도 있다.”

- 광주본부가 주력하는 사업은.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가 업무 도급을 추진하면서 올해 2월 조합원이 분신해 사망했다. 다행히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가 잘 헤쳐 나가고 있다. 광주본부는 올해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에 주력할 것이다. 조합원 1만명을 더 조직하겠다고 공약하고 본부장이 됐다. 지난 2년간 조합원이 6천명 늘었다. 지금 상급단체에 가맹하지 않고 있는 광주시청노조와 광주시교육청노조를 공무원노조로 전환하는 데에도 힘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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