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붕괴 이후 러시아와 동유럽국가의 민중운동에 대해 한국 진보진영이 보다 이해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지역의 역사적 배경과 신자유주의·민족주의·서구세력의 영향 등 다양성과 특수성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이사장 김정근)는 25일 저녁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사회주의 붕괴 이후 러시아와 동유럽체제’를 주제로 특강을 개최한다. 정재원 국민대 교수(국제학부)는 24일 미리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 교수는 “현실 사회주의 실패는 정치적·경제적 권리를 제공하지 못한 데 대한 민중의 저항에 기초했다”며 “하지만 민주화를 열망하는 민중의 저항은 스스로 권력을 갖는 것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본주의로의 회귀·자본의 세계화라는 영토적 완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유시장·개방경제로 상징되는 경제적 측면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가 민중에게 진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급속한 체제 전환은 사회와 경제의 파탄을 불렀다. 세계 자본주의 분업체계에서 이득을 얻지 못한 국가에서는 반개혁적 권위주의·민족주의적 정치세력이 압도했다. 소련은 곧 러시아를 의미했기에 소련에 반대하는 것은 주권쟁취와 민족국가 수립이라는 민족주의 과제를 추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정 교수는 “한국 진보진영 입장에서는 해당 지역의 저항세력에 극우민족주의 세력·친서구적 시민단체·사회민주주의 정치세력·반파시스트 사회운동가 등이 함께하는 기현상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체제전환 국가의 특수한 현실을 이해하는 것은 이 지역 민중의 저항운동 성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필수적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회는 올해 하반기 스페인과 러시아혁명 유적지 답사를 추진한다. 러시아 답사는 9월13~20일, 스페인 답사는 10월3~10일 진행한다. 러시아 답사 참가비는 210만원, 스페인 답사 참가비는 250만원이다. 4월 말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 자세한 내용은 연구회(wolamohi@hanmail.net)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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