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츠 개혁은 독일 경제와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양대 노총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한국과 독일의 노동시장 개혁을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한다. 한국에서는 노동시장 구조개선 노사정 협상과 관련해 비슷한 사례로 독일 하르츠 개혁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에버트재단을 대표해 주제발제에 나서는 하르트무트 자이퍼트 전 한스뵈클러재단 사회경제연구소장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하르츠 개혁이 독일 경제발전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고 실증적인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르츠 개혁이 진행되던 2003~2004년에 독일은 ‘유럽의 병자’로 불렸지만 지금은 경제성장의 롤모델로 회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경제가 2000년대 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지만 이러한 경제발전에 하르츠 개혁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검증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자이퍼트 전 소장은 다만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은 확실하고 분명하다”고 전했다. 미니잡 같은 단시간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고용률이 높아졌지만 고용의 질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독일은 한 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쪼개 두세 개의 미니잡을 만들었다. 그만큼 삶의 불안정성이 높아졌다.

그는 “독일 정부 보고서를 살펴봐도 하르츠 개혁이 경제발전과 노동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확실한 표현이 없다”며 “오히려 독일 정부는 최근 들어 불안정성이 증가한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정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이퍼트 전 소장은 이러한 내용을 25일 열리는 정책포럼에서 발표한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과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이 포럼에 참가해 한국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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