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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정규직 고공농성자 강세웅·장연의씨] "다 같이 집에 돌아갈 수 있다면 어딘들 못 올라가겠어요"
▲ 정기훈 기자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 광고탑에 "진짜 사장 SK·LG가 통신비정규직 문제 해결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LG유플러스 전남서광주센터 수리기사 강세웅(45)씨와 SK브로드밴드 인천계양센터 개통기사 장연의(42)씨는 이날 새벽 광고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SK·LG 작업복 외에도 국회 앞에서 오체투지를 하느라 더러워진 소복을 입은 조합원들이 그 아래 모여앉았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LG 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임금인상과 다단계하도급 금지,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최태원 SK 회장이 있는 구치소에도 가고, 가족들과 함께 구본무 LG 회장 자택을 찾기도 했다. 원청 본사 앞 무기한 노숙농성에 이어 삼보일배와 오체투지도 벌였다.

하지만 원청은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강씨와 장씨는 고공농성 첫날 <매일노동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뭐든 하지 않으면 이 사태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 고공농성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2013년 원청이 전체 서비스센터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장씨의 신분은 센터 소속 직원에서 재하도급업체 소속 도급기사로 바뀌었다.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2014년 노조가 생기자 센터는 조합원들의 일감을 줄였다. 같은해 7월에는 도급계약서 체결을 강요하며 이를 거부한 장씨 등 조합원 11명의 고용승계를 거부했다.

장연의씨는 "더욱 큰 문제는 해고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일감을 뺏기면서부터 급여를 제대로 못 받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SKT 타워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어렵사리 올해 1월 복직했으나 달라진 건 없었다. 센터는 복직한 그의 담당지역에 신규인력을 투입해 일감을 줄였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조합원들의 생계난이 가중되는 배경이다.

"광고탑에 올라온 직후에는 잠깐 눈을 붙이면 '눈 뜨면 내 방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빨리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여기 올라오면서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교섭이) 내일 바로 타결되면 어쩌냐고 말했어요. 이젠 언제 내려가겠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합니다. 제대로 타결될 때까지는 내려갈 수가 없어요. 이대로 가면 해고되든가 아니든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계약 바뀌고 일감을 뺏겨야 하니까요."

강세웅씨는 한 달에 딱 하루 쉬었다. 매일 야간근무를 하면서도 시간외수당을 받은 적이 없었다. 센터는 임금을 쪼개 강씨를 근로자이면서도 개인사업자인 '근로자영자'로 만들어 버렸다. 기본급은 센터 명의로, 나머지 급여는 사업소득세를 떼고 별도 법인 명의로 지급한 것이다. 각종 수당 지급이나 노동관계법상 책임을 회피하려는 편법이었다. "주말에도 몇시간씩 수당 없는 무급노동을 하면서, 인터넷상품 판매 실적이 나쁘거나 고객 불만이 접수되면 수십만원씩 급여를 차감당했어요. 사측이 노조 요구가 과도해 교섭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동안 떼어 가거나 일한 만큼 안 줬던 걸 제대로 주려면 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요?"

강씨는 "원청이 협력업체를 쥐어짜서 수익을 내고 협력업체는 다시 기사들을 쥐어짜는 구조"라며 "결국 문제 해결의 열쇠는 원청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청대기업이 시간 끌지 말고 책임을 지고, 정책과 법이 제대로 운영돼서 우리뿐 아니라 이 나라에 만연한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가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씨는 70대 부모님을 부양하느라 농성 중에도 주말마다 광주에 가곤 했다. 이날도 "언제 오느냐"며 전화를 걸어온 부모님에게 강씨는 농성 소식을 숨겼다.

"걱정 안 하시게 끝까지 모르셨으면 좋겠어요. 일한 만큼 받고 안정적으로 일하자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모든 걸 걸어야 하는지…. 그래도 버텨야지요. 조합원들이 권리를 찾고 다 같이 집에 돌아갈 수 있다면 어딘들 못 올라가겠어요."

윤성희  miyu@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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