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가 체불임금·용역비 의혹을 제기하며 학내 청소용역업체 변경을 요구한 청소노동자들을 형사고발했다.

29일 서울일반노조 숭실대분회는 조합원 10명이 숭실대로부터 업무방해·퇴거불응·학내집회 미신고 혐의로 고발당했다고 밝혔다. 숭실대 청소용역업체 미환개발 소속 청소·시설관리 노동자로 구성된 분회는 지난 16일부터 공개입찰을 통한 용역업체 변경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숭실대는 조합원들이 학교에 신고하지 않은 학내 집회를 열거나 학교 사무실에 무단으로 들어왔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분회는 "숭실대가 23일 평균연령 65세인 조합원들이 있는 천막농성장의 전기를 끊어 학교관리팀에 항의방문을 한 적이 있고, 그 외에는 작은 학내집회를 열었을 뿐인데 미신고 운운하며 고발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처사"라고 반발했다.

분회에 따르면 미환개발은 숭실대와 수의계약을 통해 90년대 말부터 숭실대의 청소용역업무를 독점하고 있다. 숭실대 동문회장 출신인 김아무개씨의 자녀가 대표를 맡고 있다. 용역노동자들은 월 112만원 수준의 저임금과 관리자의 상시적 감시, 용역비 정산내역 비공개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미환개발이 3년분의 연차수당 2천100만원을 체불했다며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숭실대 대학평의회도 같은해 10월 공개입찰로 용역계약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아직 업체 변경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최강연 노조 조직부장은 "학교의 태도는 현 업체를 비호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학교측은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준수하는 정상적인 업체와 계약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숭실대 홍보실 관계자는 "확인이 필요한 사항으로 바로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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