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매일노동뉴스 독자편집위원들이 다시 얼굴을 맞댔다. 지난해 11월25일 출범한 제1기 독자편집위원회(위원장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2차 회의를 진행했다.

사외위원들은 연말연시 가장 뜨거웠던 이슈인 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와 관련해 심층보도는 돋보였지만 차별화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송년호와 신년호의 경우 10대 노동뉴스와 주목할 인물 선정은 좋았지만 ‘플러스 알파’가 부족했다는 의견이다. 정확한 노동용어 사용과 문화지면 신설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동원 위원장 사회로 열린 이날 회의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이강택 위원은 개인적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대표이사가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회의는 △매일노동뉴스 지난해 12월호와 올해 1월호(노동시장 구조개선·쌍용자동차 굴뚝농성 보도 중심) △송년호와 신년호 △용어사용에 대한 모니터링 순으로 진행됐다.

김동원 위원장 : 독자편집위 두 번째 자리다. 분위기가 진지하다. 다들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여기서 나온 내용이 지면에 반영되길 바란다. 자리가 잡히는 것 같아 좋다.

박성국 대표이사 : 지난 1차 회의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는데 독자 반응이 다양했다. 매일노동뉴스 보도를 가감 없이 평가했다, 신선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독자편집위에서 나온 의견대로 지면이 바뀌는 것이냐는 궁금증도 보였다. 매일노동뉴스는 독자편집위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TFT를 구성할 계획이다. 열심히 경청하고 잘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지속되길 바란다.

연윤정 편집부국장 : 1차 회의에서 나온 지적·건의사항의 반영 여부를 보고하겠다. 사측 입장을 좀 더 반영해 달라는 것과 분석·심층기사 확충, 소규모·비조직 노동자 비중 확대 의견에 대해서는 이달 말 TFT를 구성해 논의하겠다. 국정감사 평가기사가 부족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올해 우수국감 선정 기획보도를 구상하고 있다. 의제화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따라 노동시장 구조개선 보도에 심혈을 기울였다. 한국경총 일정도 넣기로 했다. 시민·사회단체 일정까지 확대하겠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보도 차별화 부족
조직되지 못한 비정규 노동자 목소리 담아야


김동원 위원장 : 모니터링을 시작하자. 지난해 12월호와 올해 1월호 모니터링을 돌아가면서 해 달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송년호와 신년호 의견도 함께 제출해 달라.

김동욱 본부장 : 지난 한 달간 노동시장 구조개선과 관련해 노사정 협상과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상세히 보도했다. 다른 매체 역시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다른 매체의 보도 내용과 유사했다. 다른 일간지 내용과 비교해 차별화가 없다. 노사정 협상 당시 노사 주체의 생각과 반응을 상세히 보도한 것은 매일노동뉴스의 강점을 잘 살린 경우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반응이 자주 인용되고 제목까지 크게 뽑히니까 독자 입장에서는 왜 한국노총 입장만 반영하냐는 생각이 든다. 간혹 기사 중에 민주노총과 경총 입장이 나오긴 했다.

노사정 협상 중에 다른 언론에서 오보와 추측성 기사가 많았다. 하루 이틀 지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그럼에도 해명과 정정보도가 부족하다. 매일노동뉴스가 다른 매체에 비해 노동부문에 강점이 있고 지면도 상대적으로 할애할 여건이 되니 이 같은 노동기사 흐름을 정리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독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서 말이다.

송년호와 신년호는 굉장히 잘 만들었다.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대 노동뉴스·올해의 인물 등 매일노동뉴스만의 특징을 잘 살린 기획이다.

강훈중 대변인 : 12월호에서는 최대 이슈인 통상임금·노동시간·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에 관한 내용이 상세히 보도됐다. 다만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마무리 평가가 없어 아쉬웠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사정소위원회에서 논의된 미완의 과제들이 어떻게 중단됐고 어떤 의견접근이 있었는지를 평가했다면, 올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에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다른 매체들과 달리 노사정 대표자 인터뷰가 없어 아쉬웠다.

강문대 변호사 :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한 논의사항을 충실히 보도했다. 매일노동뉴스를 통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인지할 수 있었다. 정부는 현장 노동자들이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항·범위·대상이 적시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매일노동뉴스가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해 보면 어떨까. 기간제 노동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때 조직되거나 분규 중인 노동자 목소리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비정규 노동자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도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벌어질 일이니 말이다.

쌍용차 보도와 관련해서는 지금 쌍용차 경영·재정상황이 어떤지 이야기가 없었다. 진짜 쌍용차가 어려운지, 조금 무리하면 해고자 복직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송년호는 종이 질이 좋고 문화적 내용도 많았다. 평상시에도 노동자가 볼 만한 연극·영화 등 문화적 내용을 담았으면 좋겠다. 신년호에서는 노동자의 삶과 직결되는 고용·주거·생활경제를 다룬 전망기사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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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호·신년호 풍성했지만 평가·전망 부족
쌍용차 보도, 사용자·기업노조 입장도 담겨야


윤자영 연구위원 :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돼서 한눈에 잘 들어왔다. 다만 그간 정부가 발표했던 비정규직 대책들을 비교·분석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어떤 부분이 악화됐고 좋아졌는지, 문제가 뭔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관계자들의 기고를 게재했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다른 전문가들까지 의견층을 넓혀 기고를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지금 논의되는 임금체계 개편·성과연봉제 도입·직무급 중심 정년연장에 대해 어떻게 의견을 접근할 것인지, 임금체계에 있어 우리의 노동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성과를 제대로 측정할 수 없는 일도 있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사업장마다 임금·소득 불평등이 악화되는데, 그런 문제를 심층적으로 부각했으면 좋겠다. 특히 서비스업은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다. 기본급을 지급하지 않는 일자리가 많은 게 문제다.

송년호와 신년호에서는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담았다. 이에 더해 온라인에서도 별도의 조사를 통해 10대 노동뉴스를 뽑아 두 결과를 비교해서 보여 주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 세월호 참사도 10대 노동뉴스에 포함됐다. 이것이 노동문제로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부각시키지 못한 것 같다.

박성식 대변인 :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정부 정책을 보면 사용자 입장에서 정규직을 바라보는 종합대책이라는 근본적 질문이 든다. 내용적으로 전체 노동시장, 즉 대기업·정규직을 대상으로 하는 대책이 마련된 것이다. 매일노동뉴스가 그런 질문을 던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정부의 정책방향을 해석하고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로 인해 노동자 일상이 어떻게 바뀔지 내다볼 수 있는 꼭지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 노사정위 논의와 관련해 공익위원 입장이 뭔지 다뤄 줬으면 한다. 쌍용차 보도와 관련해 사측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장 안 노동자·기업노조 이야기도 안 들린다.

송년호와 신년호는 선물을 받은 것처럼 풍성한 기분이 들었다. 영화·축구 등 인문학적 다양성이 담겨 있어 반가웠다. 본판에서도 지면이 풍부해지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10대 노동뉴스 선정시 제목이 길고 항목이 많지 않다. 제목을 짧게 하고 항목을 더 많이 넣으면 어떨까.

김동원 위원장 : 좋은 의견이 많았다. 송년호가 상당히 좋았다. 활자도 편집도 깔끔하고 깨끗하더라. 기존보다 훨씬 보기 편했다. 본판도 송년호나 특별판처럼 바꾸면 어떨까. 비용이 많이 드는지.

연윤정 편집부국장 : 특별판형으로 변경시 비용부담이 훨씬 커진다.

김동원 위원장 : 세 가지만 말씀드리겠다. 첫째, 시간이 지나면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한 종합평가를 했으면 한다. 노사정에게 맡기면 각자 입장만 대변하기 때문에 중립적인 연구자에게 맡겨서 과연 이것이 잘한 일인지 평가가 필요하다. 노동시장 구조개선이 헛발질에 그칠지, 아니면 의미 있는 내용일지 말이다. 둘째, 조직탐방을 했으면 좋겠다. 노사정단체 지역조직, 비정규직 조직이나 모임 말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노동과 관련한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 <카트>, 드라마 <미생>이 대히트를 쳤다. 노동문화를 수집하는 학자도 있다. 영화·소설을 다루는 <노동과 문화>를 고정란으로 신설하면 어떨까.

박성식 대변인 :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다. 송년호와 신년호 표지디자인이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여는 특색을 살리지 못했다. 표지와 관련해 파격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 정기훈 기자


노동용어 정확히 안 쓰는 경우 많아
용어 잘못 사용하면 제대로 소통할 수 없어


김동원 위원장 : 다음은 용어사용 모니터링으로 넘어가겠다. 매일노동뉴스 지난해 12월18일자 ‘현대중공업 사실상 전면파업’ 기사 중 “부분파업을 벌였다”는 대목이 나온다. 근무시간 중 일정시간을 정해 파업하는 것은 ‘부분파업’이 아니라 ‘시한파업’이 올바른 용어다. 부분파업은 조합원 중 일부만 파업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기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총파업은 전 산업이나 도시를 마비시킬 목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언론들은 전면파업과 총파업을 같이 쓴다. 말이 안 맞는데도 계속 써 왔다. 우리나라에서 총파업은 원산·노동법 총파업 두 번밖에 없었다. 노조들도 “총파업 들어간다”고 너무 쉽게 쓴다. 조합원 전체가 동참하면 전면파업, 일부만 참여하면 부분파업, 기한이 정해져 있으면 시한파업, 그렇지 않으면 무기한 파업이다. 이것이 (학문과 판례에서) 정립된 용어다. 다른 언론에서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매일노동뉴스가 앞장서 달라.

강문대 변호사 : 저도 한 말씀 드리겠다. 부분적 직장폐쇄라는 용어가 흔히 쓰인다. 공장의 일부분을 폐쇄하는 것이라면 맞는 용어이지만 조합원에 대해서만 직장폐쇄를 하는 것이라면 정확한 용어가 아니다. 선별적 직장폐쇄라는 용어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강훈중 대변인 :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할 때는 비조합원만 데리고 공장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일상화됐다.

박성식 대변인 : 별도의 기사 꼭지로 다뤄 볼 만한 주제다. 총파업이란 용어와 개념이 남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민주노총이 총파업 용어를 많이 쓴다. 총파업이 갖는 사회적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자기 조직 파업의 가치를 높이고 무게감을 담기 위해 총파업이란 말을 쓴다. 다른 언론에서는 그대로 전달하지만 매일노동뉴스는 제대로 용어를 쓰는 것 같다.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겠다. 외부와 소통하고자 한다면 정확히 써야 한다.

김동원 위원장 : 용어가 틀리면 소통이 안 된다. 성과제니 연봉제니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쓰고, 학자들끼리도 쓰는 용어가 안 맞아 속 터질 때가 있다. 일반인에게 통일된 용어를 알려 주려면 그 역할을 할 곳이 언론밖에 없다. 노동매체는 매일노동뉴스밖에 없지 않나.

언론사 노동기사 모니터링 지면 신설 제안
영화·소설 등 노동자 문화 담은 문화면 한목소리


연윤정 편집부국장 : 마지막으로 못다 한 이야기를 해 달라.

김동욱 본부장 : 노동 관련 기사들이 일간지에서 많이 나오는데 오보가 많다. 매일노동뉴스가 정기적으로 언론사들의 노동 관련 기사를 모니터링했으면 좋겠다. 일반 독자들이 매일노동뉴스를 제외한 언론사에서 나오는 기사 중 무엇이 잘못됐고 어떤 영향력이 있었는지 평가하는 지면을 만들면 좋겠다. 잘못 나간 기사를 제대로 바로잡아 줬으면 좋겠다.

강문대 변호사 : 노동언론의 흐름을 짚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 주든, 한 달이든.

박성국 대표이사 : 분쟁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의 입장도 엇갈리기 때문에 평가할 필요가 있다. 유성기업 사건 당시 왜곡보도가 많았다. 언론사마다 엇갈리게 보도하는 부분을 교정해 가는 작업이 중요할 것 같다. 용어사용과 더불어 이 부분을 함께 고민하겠다.

강문대 변호사 : 매일노동뉴스가 만평을 실었으면 한다. 매일 게재해야 하는 만평이 쉽지 않으면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씩 만화를 연재하면 어떨까. 노동자 생활이나 정서, 애환을 잘 담은 문화공연도 지면에서 알려 줬으면 좋겠다.

강훈중 대변인 : 칼럼진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강문대 변호사 : 박세길씨와 김승호씨 칼럼이 같은 날 들어간다. 필진의 위상이 비슷해서 일반 독자가 구분하기가 어렵다.

연윤정 편집부국장 : 독자편집위 1차 회의가 있었던 지난해 11월25일 이후 독자고충 처리사항을 보고하겠다. <바로잡습니다> 3건이 있었다. <알립니다>는 없었다.

장시간 감사하다. 매일노동뉴스 지면에 반영하면 좋을 제안들이 많았다. 오늘 주신 의견은 돌아가서 논의하겠다. 적극 지면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리=연윤정 기자
사진=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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