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어느 건설현장이 새벽부터 분주했다. 뚝딱뚝딱 형틀 짜던 목수가 몸을 녹이려 쉼터에 잠시 들었다. 담배 한 개비 꺼내 물었다. 가늘고 긴 것이었다. 불을 붙이고 한 모금 깊이 빨았다. 날숨이 한숨처럼 길었다. 연기 따라 자욱했다. 자주 고개 숙인 채 눈을 감았다. 종종 눈을 비볐다. 군더더기 하나 없었으니 그건 오랜 버릇이었다. 이마에 새긴 나이테만큼이었다. 타닥타닥 빨간 불꽃이 담배 쥔 손가락에 어느새 가까웠다. 한 모금을 더 빨았다. 새로 생긴 버릇이었다. 담뱃값이 많이 올랐다. 그건 부족한 세금만큼이었다. 뚝딱 끊기는 어려웠으니 늙은 형틀 목수는 담배를 그저 오래도록 물었다. 꽁초 수북한 재떨이에 꾹 눌러 불을 껐다. 쉬는 시간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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