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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당하고 억울하게 쫓겨날 위기 처한 이주노동자 M공성수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공성수
공인노무사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2015년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관련 법·제도 전면폐기를 외치며 굴뚝에 올라가고 오체투지로 바닥을 기고 있다. 참담하고 처절하다. 내국민의 상황이 이럴진대 이주노동자들은 어떨까. 국제연합(UN)은 “모든 사람은 인종·피부색·성·언어·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으며,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온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선언에 그칠 뿐이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퇴직 후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일정 기간 내에는 꼭 지급하도록 돼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조항은 이주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여름 개정된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외국인고용법)에서 이주노동자의 퇴직금이라고 할 수 있는 출국만기보험금 지급시기를 "출국 후 14일 내"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을 이동하더라도 출국 전까지는 퇴직금 전액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법 개정 전에는 이주노동자가 중도에 사업장을 변경하는 경우 한국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퇴직 후 14일 이내에 출국만기보험금을 받았으나 지금은 출국을 해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제도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은 직업선택의 자유가 3년 동안 최대 3번까지만 인정된다. 심지어 이주노동자 자신이 아무리 옮기고 싶다고 하더라도 사업주의 동의가 있어야만 허용된다. 강제노동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이주노동자가 임의로 무단결근을 하면 출국대상이 된다. 노동자가 5일간 무단결근을 하거나 노동자의 행방을 알 수 없는 경우 사업주가 고용노동부에 고용변동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억울한 처지에 놓여 있는 한 이주노동자가 있다. 이주노동자인 M씨는 현재 강제로 출국될 처지에 놓여 있다. 사업주는 노동부에 "5일간 무단결근을 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M씨는 사업주가 무단결근을 했다고 주장하는 기간 동안 사업장에서 폭행을 당했다. 경찰 조사에서도 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어찌된 영문인지 노동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무단결근을 인정하는 사실확인서를 발급했다.

M씨는 하루아침에 강제출국 대상이 돼 버렸다. 그는 노동부의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하지 못했다. 제척기간이 지나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현재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주노동자들은 이러한 헌법상 차별과 노동기본권의 침해에 맞서 싸워야 했다. 2005년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들은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했으나 노동부는 설립신고를 반려했다. 이에 불복한 이주노동자들은 법원에 행정소송을 했고, 2007년 서울고등법원은 “이주노동자라 하더라도 노조 설립은 보장돼야 한다”며 “이주노조 설립신고 반려는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주노조의 설립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러나 8년이 지나가는 지금까지 대법원은 아무런 대답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주노조의 설립을 장기간 대법원이 가로막고 있고, 헌법상 기본권과 노동법적 권리는 고용허가제가 가로막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가뜩이나 어려운 이주노동자의 생활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제라도 대법원은 이주노조의 설립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이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침해해 왔던 고용허가제도를 폐지하고 사업장 변경의 자유, 내국민과 같은 노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를 실시해야 한다.

공성수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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