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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근로자의 연차휴가사용권
황진구
공인노무사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의 수많은 노동상담 가운데 연차휴가 관련 상담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외부에서 노동법을 강의할 때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주제 역시 연차휴가다. 상담 내지 질문 내용이 사업주가 연차휴가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면 “당연히 연차를 사용할 수 있으며, 만약 사용하지 못한 연차가 있다면 청구시기에 따라 최대 과거 4년분까지는 소급해 청구할 수 있다”는 교과서적인 응답을 하면 된다. 그러나 항상 예외적인 경우가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연차휴가수당을 독립된 임금 항목으로 포함해 미리 선지급하는 경우다.

연차유급휴가제도는 유급으로 일정 기간 근로의무를 면제시켜 주는 것이다. 피로회복 등 근로자의 건강유지와 여가선용을 통한 사회 · 문화적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연차휴가는 당연히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용하지 않은, 또는 사용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받는 연차휴가수당은 위 원칙의 예외인 것이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연차휴가수당을 월 급여액에 포함해 미리 지급하는 근로계약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노동부는 근로자가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할 수 있다면 선지급이 허용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는 연차휴가제도의 원칙과 예외를 완전히 무시한 것일 뿐 아니라 근로자에게 자신은 연차를 사용할 수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연차휴가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근로자로서는 심리적으로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연차휴가수당 선지급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

근로자가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 중 다른 하나는 연차유급휴가의 대체다. 연차휴가 선지급 같은 사전 매수의 경우 일정 부분 연차수당을 지급받는다는 점에서는 연차유급휴가 대체의 경우보다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62조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고 규정해 연차 대체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징검다리 휴일이나 기타 집단적으로 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에 유연적으로 사용해 연차휴가 사용을 증진시키려는 취지의 규정이다.

문제는 많은 회사들이 이런 취지와는 달리 연차유급휴가 대체 규정을 공휴일에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대체하고 그 결과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연차 개수 중 10개 이상이 공휴일로 대체될 뿐 아니라 나아가 하계휴가 등을 대체하게 되면, 근로자에게 남는 연차는 전혀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이 근로자에게 보장되는 법정휴일이 아니라는 것과 연관돼 있다. 현재 공휴일과 대체휴일을 법정유급휴일로 보장해야 한다는 근로기중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개정안에서 말하는 휴식권의 차별뿐만 아니라 ‘연차유급휴가의 차별’ 역시 문제되고 있는 실정에서 조속히 공휴일을 일반 근로자들에게도 적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황진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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