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른 지침을 놓고 노사가 다투는 탓에 타협의 여지가 크지 않은 실정이다.

18일 분회에 따르면 경북대병원 노사는 지난 17일 밤 12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분회는 지난달 27일 △복지 축소 철회 △임금인상 △간호인력 충원 △칠곡 제3병원 건립 중단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22일째인 이날 조합원 1천200여명 중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필수유지업무를 제외한 350여명이 병원 로비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 장기화의 가장 큰 원인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다. 교육부는 15일 국립대병원장 회의에서 "방만경영 개선과제를 연말까지 이행하고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핵심 내용은 임금과 복지 축소다. 교육부는 인력과 재정지원을 개선성과와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정현 의료연대본부장은 “교육부가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부정하고 단체협약으로 체결된 근로조건을 개악하는 것은 노조탄압”이라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방만경영 개선은 사자방(4대강·해외 자원외교·방산비리) 비리로 수십조원의 혈세를 날린 정부가 면피를 위해 공공재를 민영화하려는 것”이라며 “경북대병원이 정부의 지침에 기대어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를 깎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조병채 경북대병원장은 본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조 원장은 “정상화를 위해 노조와 계속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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