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업노조 삼부토건지부(지부장 박명호)가 삼부토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조남욱 회장 등 경영진을 퇴진시키라고 요구했다. 내년 1월3일 금융기관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니 주채권은행이 만기연장 조건으로 경영진 퇴진을 내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부는 16일 “삼부토건에 돈을 빌려 준 우리은행을 비롯한 대주단은 기업 운영능력이 없는 경영진의 경영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직원들은 올해 6월부터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체불임금은 80억원 규모다. 지부는 이달 4일부터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삼부토건은 2011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실패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다. 같은해 삼부토건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7천500억원의 자금을 빌리는 조건으로 대주단협약을 체결했다.

회사측은 2011년부터 매년 800억원 규모의 이자를 내고 있다. 삼부토건은 상반기에 2천50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156억원, 순손실 392억원을 기록했다.

삼부토건은 2년 만기 자금을 빌리면서 만기가 도래하면 1년 단위로 연장하기로 했다. 그런데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6월부터는 6개월 단위로 대출금 상환을 연장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삼부토건은 만기상환일인 내년 1월3일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지부는 조남욱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때문에 삼부토건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 관계자는 “경영진은 사유재산을 내놓기는커녕 우량자산 매각을 지연하고 연 800억원이 넘는 이자부담으로 회사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며 “우리은행은 경영진을 퇴진시키고 삼부토건 회생을 위한 정상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