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석 기자

“정부의 국정목표인 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노사민정이 함께해야 합니다. 결국 중소기업 노동자가 인적자원개발 사업의 대상자이자 수혜자입니다. 이들 노동자와 함께할 때 효과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12년 5월 인천지역 노사민정 HRD(인적자원개발) 거버넌스를 구축했죠.”

손종흥(55·사진) 한국산업인력공단 중부지역본부장은 시종일관 노사민정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공단 중부지역본부는 2012년 경영평가에서 상위 S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공단의 24개 지역본부·지사 중 최우수기관으로 뽑혔다. 직업훈련과 숙련기술 향상 같은 인적자원개발을 위해 노사민정 거버넌스를 구축한 곳은 인천이 처음이었다.

손종흥 본부장은 지난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중부지역본부 회의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직업훈련을 통한 우수 기능인력 양성은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꿈이 담긴 이런 사업을 인천에서 펼쳐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손 본부장은 83년부터 30여년을 인천에서 살아온 인천 토박이다. 그해 인천 대한제당에 입사한 후 93년 대한제당노조 위원장을 거쳐 한국노총 사무처장까지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 2012년 2월 공단 중부지역본부장에 취임했는데. 중점을 둔 사업이 있다면.

“공단은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학습병행제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확산,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인천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이 높다. 수도권이라 그럴 것이다. 중소·영세기업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구인난과 구직난이 동시에 존재하는 일자리 수급 불일치 문제가 심각하다. 직업훈련·미스매치 해소 같은 일자리 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 5월 노사민정 HRD 거버넌스를 만들었다.”

- 노사민정 HRD 거버넌스를 설명해 달라.

“말 그대로 노사민정이 모여 인적자원개발 사업을 협의하고 추진하는 기구다. 한국노총 인천본부와 한국경총·대한상의, 인천시교육청·특성화고교·폴리텍대학, 인천지방 중소기업청과 공단 중부지역본부가 노사민정 대표단체로 참가한다. 인적자원개발 사업이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공단 사업뿐만 아니라 공동의 이익이 되는 사업도 모색한다. 지난해와 올해 기업들이 실습자재 부족에 시달리는 특성화고교 학생들을 위해 4개 학교에 1천350만원, 2개 학교에 1천만원 상당의 자재를 각각 지원했다. 거버넌스에서 일자리·인력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있다. 미스매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있다.”

- 노조가 인적자원개발에 참여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

“경영단체와 기업은 직업훈련 같은 인적자원개발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돌아보니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가장 중요했다. 사업의 대상이자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기술능력이 향상되면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오르고 삶의 질도 나아진다. 숙련기술은 곧 고용안정으로 이어진다. 노조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노사민정 HRD 거버넌스를 구축한 것도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던 노조를 사업에 참여시키기 위해서였다. 한국노총 경기본부와 인적자원개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단 의정부지사와 성남지사를 각각 한국노총 의정부지부와 성남지부에 연결시켰다.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 정부가 능력중심 사회를 국정과제로 정했는데.

“능력중심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민정이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를 얻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노동자와 노동단체의 관심이 절실하다. 영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노동단체가 평생학습 지원조직을 설립해 노동자에게 학습기회를 제공한다. 정부는 학습기금을 마련해 이를 지원한다. 노사가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사업이 바로 인적자원개발이다. 노사민정이 함께 인적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측면에서 노동계 출신이라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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