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한국 정부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의 여성고용률은 2013년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7.4%에 미치지 못하는 53.9%에 불과하다.

세계경제연구원·독일콘라드아데나워재단·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주최한 ‘여성과 성장잠재력’ 국제회의에서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명선 원장은 여성고용률이 낮은 원인을 여성의 경력단절에서 찾았다. 이 원장에 따르면 20~29세 여성 고용률은 2000년 53.7%에서 2013년 68.0%로 상승했으나 35~39세 여성은 2010년 57.7%에서 54.5%로 오히려 낮아졌다. 그는 “미취학 아동을 양육하는 나이의 여성에서 경력단절이 심하게 나타났다”며 “여성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렵고 승진과 인사에서 차별을 받는 문화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여성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 인력활용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채용시 여성차별 금지, 모성보호제도 강화, 일·가정 양립, 경력단절 여성 지원강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여성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아동양육 지원강화와 맞벌이 친화적 조세제도과 재정지원, 직장내 성차별 해소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이스 므슈아(Joyce Msuya) 세계은행그룹 한국사무소장은 주제발표에서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녀 간 경제활동 격차를 해소하면 2030년까지 성장배당금이 12% 증가한다”며 “한국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기 위해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어젠다 발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한국 여성들은 교육받은 지위와 고용상 지위와의 격차가 너무 크다”며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산업시대 직장문화 모델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