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공공운수노조가 첫 임원선거를 실시한다. 통합 공공운수노조는 올해 7월23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을 공공운수노조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하면서 탄생했다. 조합원 직선제를 통해 위원장-사무처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두 후보조가 출마했다. 조합원들과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두 위원장 후보 인터뷰를 게재한다.<편집자>



기호 2번 조상수(49·사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후보는 철도노조 출신이다. 2003년 철도파업으로 해고됐다. 2011년부터 공공운수연맹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해 왔다. 조 후보는 통합지도부 구성을 공약으로 내놨다. 조 후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27일 오전 대구 경북대병원 인근에서 진행됐다.



- 공공운수노조와 연맹이 통합한 후 처음 치르는 직선제 선거다. 1기 위원장 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이상무 전 위원장 시절 공공운수노조와 연맹을 통합하는 결정을 했다. 이제 산별노조를 완성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산별전환을 설득했던 조직과 조합원들에게 산별정신을 계승하고 완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책임을 져야 한다. 공공부문에 대한 정부의 탄압을 뚫고 나가는 투쟁도 해야 한다. 여러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권 3년을 대응하면서 앞선 집행부의 성과를 계승하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 집행부 출신이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현 집행부를 이어 가는 후보인데. 공과 실에 대해 평가한다면.

“3만여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노조로 조직한 점은 성과다. 공공기관 사업을 보다 전문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 공공기관사업본부를 만들었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 사업도 사실상 우리가 이끌었다.

반면 한계도 있었다. 비정규직사업에서 조직확대는 많이 했지만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요구를 받아안고 공동투쟁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간접고용의 경우에도 직접고용 공무직화나 원청 책임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투쟁의 방향이 정리되고 있다. 조직화를 했으니 이젠 투쟁을 해야 한다.”



- 박근혜 정부의 공공부문 정상화 대책에 맞선 노조의 투쟁을 어떻게 평가하나.

“대정부 교섭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양대 노총이 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협상력을 가지려면 투쟁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가 성과급 차별과 임금동결까지 들고나오면서 6월에 공동전선이 무너졌다. 투쟁의 중심이 강해야 연대가 힘을 발휘하는데 공대위가 중심을 세우지 못한 것이다. 공대위가 간부 중심으로 연대한 조직인데, 정부는 현장을 치고 들어왔다. 집행부가 현장으로부터 거꾸로 압박받는 상황으로 몰렸다. 복지축소 이데올로기 공세에 저항하기에 우리의 준비가 부족했다. 간부합동수련회가 내년 초 열린다. 수련회에서 지난 투쟁의 한계를 점검하고 투쟁의 중심을 세워 나갈 것이다.”



- 신임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과 임기를 같이한다. 총선과 대선 시기와 겹친다. 노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빼앗긴 권리를 되찾는 3년의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총공세가 예상되는 내년이 가장 중요하다. 정규직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기 위해 성과연봉제·퇴출제·임금피크제를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제도가 도입되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는 무한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안정적으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노동자 정치운동·진보운동을 통합·혁신해 노동자들이 다시 정치운동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2016년 총선을 연대를 복원하는 출발점으로 삼고, 2017년 대선은 노동자 정치운동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 통합지도부 구성을 공약으로 내놨다. 어떤 의미인가.

“정기선거라면 전임 집행부에 대한 심판과 평가 중심의 선거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통합 산별노조의 첫 선거다. 통합지도부를 만드는 것이 정상이지만 노조 내부에 신뢰가 부족해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그렇더라도 내가 하면 통합을 더 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경쟁해야 한다. 지난 집행부 시절 내부갈등 조정이 잘 안 되고 증폭된 면이 있다. 모두와 함께하는 노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통합적 지도부·집행부 구성을 제안했다.”



- 통합 공공운수노조가 출발했지만 산별노조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숙제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

“산별전환을 하면 공공기관 협상력이 높아질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성과가 많지 않았다. 때문에 조직형태 전환과 관련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자는 의미에서 창의적인 발상이 나온 것이다. 산별노조지만 단위노조 이름도 써 주고 기업별노조 권한도 가지도록 해 주자는 것이다. 연합노조 형식이다. 완벽한 산별노조 형태의 전환은 아니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는 만들었다고 본다. 이제는 산별사업과 투쟁을 통해 성과를 내고, 조직발전을 도모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산별노조의 힘이 확인되면 조합원들도 자연스럽게 산별노조 지부로 이름을 바꾸는 데 동의하게 될 것이다.”



-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거에 최대한 많이 참여해 통합 공공운수노조의 첫 출발에 힘을 줬으면 좋겠다. 노조 소속과 연맹 소속이 하나가 돼야 하는 시기다. 노조는 연맹을, 연맹은 노조를 이해하면서 하나가 돼 가는 출발점으로 만들어 달라. 어떤 후보가 당선돼도 단결을 위해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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