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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임원직선제 릴레이 인터뷰-기호 4번 전재환 위원장 후보] “87년·아버지 세대 민주노총은 막 내려, 아들·비정규직의 민주노총으로”
▲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이 첫 임원직선제를 앞두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4명의 위원장 후보를 인터뷰해 연속으로 싣는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관점의 차이를 드러내기 위해 4명의 위원장 후보들에게 같은 취지의 질문을 했음을 알린다.<편집자>

민주노총이 내년이면 스무 살이 된다. 한때 정권과 맞짱을 떴던 민주노총은 위상은 최근 10여년간 끝 간 데 없이 추락했다. 비정규직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어느새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상징이 돼 버렸다.

‘힘 있는 민주노총’과 ‘자랑스러운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는 슬로건을 앞세운 기호 4번 전재환(53·사진) 위원장 후보는 “87년 세대와 아버지 세대의 민주노총은 막을 내리고 아들과 딸, 비정규직을 위한 민주노총으로 모든 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재환 후보는 “당선되자마자 주 36시간 노동시간제도와 민주노총의 사활이 걸린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해 비정규직 임금 플러스 알파를 공세적으로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합정동 국민카페에서 전 후보를 만났다.

- 민주노총 창립 이래 처음으로 치러지는 임원직선제에 출마했다. 어떤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나.
“지금까지 노동운동을 하면서 내 의견과 주장이 분명히 있었다. 그럼에도 상대나 다른 진영의 의견과 주장을 수렴해 왔다. 그런 면에서 특정집단 후보로서 출마하기보다는 민주노총의 힘을 모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금속노조가 출범하기 전에 금속연맹 위원장을 하면서 서로 다른 의견그룹을 하나로 모았다.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 같은 사업장을 산별로 전환시켰다. 그때처럼 덧셈을 하는 민주노총을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

-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인천지역본부장을 할 때 보니 지역 시민·사회단체까지 정파별로 따로 활동을 하더라. 그래서 지역본부가 주도해 지역 상설연대체를 만들었다. 민주노총에도 통합지도력이 필요하다.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 통합후보라고 하는데. 통합한 특정진영과 진보정치 방향과 관련해 간극이 존재하는 것 같다.

“다름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갈라진 것을 유지한다는 것은 한 발짝도 변화하지 않겠다는 뜻 아닌가. 이견과 감정의 골을 풀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 무기력한 민주노총 말이다. 특정정파를 배제하고 고립시키는 것은 노동운동이 지향하는 바가 아니다. 그래서 지도부부터 결단하려는 것이다. 후보 통합을 결정하기에 앞서 상대 후보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단결과 혁신의 의지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공감했다. 그런 게 없었으면 통합이 가능했겠나.”

- ‘힘 있는 민주노총’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쉬운 언어로 설명해 달라.

“조합원들의 소망을 담았다. 힘 있는 민주노총이란 단결하는 민주노총이고 승리하는 민주노총이다. 계급과 진보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이다. 미래전략을 가진 민주노총이다. 존재감과 자긍심을 회복하고, 조합원의 손을 잡아 주고, 사회와 손을 잡는 민주노총이다. 좀 투박하고 단순하지만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 미래전략 수립과 함께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맞춘 준비된 투쟁을 강조했는데. 비정규직 문제와 근로시간 문제 등 굵직한 현안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현안 투쟁을 방치하겠다는 게 아니다. (총파업 투쟁까지는 아니더라도) 총궐기 투쟁은 해야 한다. 다만 투쟁방식을 바꿨으면 한다. 집회 문화도 바꿔야 한다. 싸움이 될 수도 있고 캠페인이 될 수도 있다. 중앙투쟁과 지역투쟁을 조화시켜야 한다. 서울에 올라와서 행진 한 번 한 뒤 내려가고, 그러다가 스스로 지쳐 버리는 투쟁은 지양하자는 것이다. ‘저지하자! 철폐하자!’ 이런 구호 말고, 주 36시간 노동시간 같은 것을 먼저 제기하고 (국민과 노동자들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치자는 얘기다. 현안 투쟁과 관련해 이미 각종 대책위원회가 있다.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민주노총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포괄적인 투쟁본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 민주노총이 정부·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것과 관련해 일관된 방침이 필요해 보이는데.

“건물 임대료 외에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기로 한 현행 방침을 유지할 생각이다. 다만 일부 산별연맹이나 지역본부가 보조금을 받고 있다. 상황과 사업내용에 따라 지역본부도 (보조금을 받는) 지금처럼 유지할 수 있다. 지역본부 사업을 보면 미조직 노동자 상담이 많다. 의미가 있다. 인천지역본부장을 할 때 정부 보조금을 받아 상담사업을 한 적이 있는데 한 달에 200여건의 상담이 들어왔다. 그게 문제가 있다고 보조금을 반납하라는 것은 조직노동자들의 또 다른 기득권이라고 본다.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획일적으로 방침을 정하면 내부갈등 요인이 된다. 당선되더라도 당장 대의원대회 안건에 상정해 정리할 생각은 없다. 지역본부들도 각자 대의원대회에서 결의를 한 것이다. 중앙은 용도에 맞게 (보조금이) 사용되도록 감독하는 역할을 하면 된다.”

- 사무총국 쇄신방안이 있다면.

“사무총국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싶다. 전문성이 있어야 산별연맹과 지역본부를 전략적으로 지휘할 수 있다. 지역본부 순환근무제와 실장급 정무직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지역에서 현장과 맞닥뜨려 봐야 하고, 정무직 제도를 통해 지도부와 호흡하면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사무총국에 각 의견그룹의 실력 있는 사람들이 와서 통합지도력을 발휘하면 좋겠다. 산별노조나 연맹에서도 많은 간부들을 파견해 주기를 바란다.”

- 100만 비정규직 조직화를 공약했는데.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직화사업을 평가한다면.

“1·2기 사업이 끝나고 3기 사업이 막 시작됐다. 그간 사업은 의미 있었고 성과도 있었다. 다만 앞으로는 지역본부가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진행했으면 좋겠다. 그에 맞게 인력과 재정을 갖춰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 전략조직화사업이 총연맹 전체의 사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정 부서에 의존하는 사업은 곤란하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대부분 정규직이지만 노동시장은 비정규직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그들이 우리의 조합원이 되도록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모든 간부들이 ‘이 일은 내 일’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겠다.”

- 임금체계 개편이나 노동시간단축과 관련해 공세적인 투쟁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당선되자마자 노동기본권 투쟁본부를 만들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개악을 저지하는 투쟁만으로는 부족하다. 두 가지 문제를 공세적으로 제기하겠다. 우선 주 36시간 노동시간 제도를 제기할 것이다. 그리고 최저임금 1만원과 ‘비정규직 임금 플러스 알파’를 주장할 것이다. 미래전략위원회에서 노동시간단축과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내용을 채우려고 한다. 내년 창립 20주년에 맞춰 전략과 목표를 밝힐 생각이다.”

- 비정규직 임금 플러스 알파라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임금을 더 많이 받도록 만들겠다는 얘긴가.

"그렇다. 고용이 보장된 정규직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뭔가.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화 구호를 외친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비정규직을 조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민주노총 사업장 내에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수많은 비정규직이 있다.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정규직보다 사내하청이 더 많은 상황에서 민주노총에 무슨 힘이 있겠나. 플러스 알파 임금을 통해 차별받는 비정규직들과 동지성을 만들어 가야 한다. 정치적으로 제안을 하고 정치적으로 답을 하도록 해야 한다."

-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시간단축에 관한 대화가 진행 중인데.

“지금의 노사정위에는 참가할 이유가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한 창구가 아니라 노동기본권조차 인정하지 않는 박근혜 정권이 정치적 위상을 세우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일 뿐이다. 다만 교섭을 통해 투쟁동력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다. 사안별로 노사 또는 노정 교섭이 필요하다면 대화틀에 참가할 수 있다. 국회와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 당선된다면 한국노총 지도부를 찾아갈 것인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사안별로 연대하겠다. 계기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지 않겠나.”

- 내년이면 민주노총 창립 20주년이다. 스무 살 민주노총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

“지금까지 87년 세대가 민주노총을 이끌어 왔다. 이제 아버지 세대 민주노총은 막을 내려야 한다.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이끌어 가도록 골격을 바꿔야 한다. 나는 정규직 출신이다. 이제는 비정규직이 중심이 돼야 하고 그런 시대가 왔다. 여기에 맞게 골격과 모든 부수적인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그만큼 낮아져야 하고, 열려야 하고, 책임져야 한다. 아들과 딸들, 비정규직이 중심이 되는 민주노총을 만들 것이다.”

기호 4번 전재환 위원장 후보는

1993~98년 대우중공업노조 13·14대 위원장

2005년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위원장

2005년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2009~2014년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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