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9.19 토 08:00
상단여백
HOME 피플ㆍ라이프 인터뷰
[민주노총 임원직선제 릴레이 인터뷰-기호 1번 정용건 위원장 후보] "사회연대전략으로 조합원·국민의 삶 책임지겠다"

민주노총이 첫 임원직선제를 앞두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4명의 위원장 후보를 인터뷰해 연속으로 싣는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관점의 차이를 드러내기 위해 4명의 위원장 후보들에게 같은 취지의 질문을 했음을 알린다.<편집자주>

▲ 정기훈 기자

“저는 정파가 없습니다. 덕분에 전체를 아우르고 융합할 수 있습니다. 민주노총이라는 그릇 안에 모든 조합원들을 담아낼 것입니다.”

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임원직선제에 출마한 기호 1번 정용건(50·사진) 위원장 후보가 자신의 강점으로 꼽은 말이다. 조합원들의 한 표 한 표로 정파갈등을 딛고 설 지렛대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정용건 후보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합정동 국민카페에서 진행된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파 극복으로 집결된 힘을 사회공공성 강화 투쟁으로 모아야 한다”며 “노동자를 넘어 농민·빈민·자영업자·학생 등 자본의 반대편에 있는 모든 그룹과 연대전략을 짜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선거에 출마한 이유와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이 궁금하다.

“조합원이 주인인 민주노총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출마했다. 사회연대전략과 노동기본권 강화를 목표로 조합원들이 지지하고 국민이 동의할 만한 전략을 짰다.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두 번, 론스타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하면서 지지 않고 승리하는 싸움을 해 왔다는 자신감도 있다. 특히 어떤 의견그룹에도 속해 있지 않아 정파에 휘둘리지 않고 대중조직을 꾸려 갈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정파에) 잠시 몸을 담갔던 적도 있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와 한계를 분명히 경험했다. 특정한 경향성 없이 모든 의견과 주장을 담을 수 있다.”

"공공성 강화하면 국민이 민주노총 엄호할 것"

- 직선제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응이 생각만큼 뜨겁지 않은 것 같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직선제가 처음인 만큼 준비가 부족했다. 민주노총 위상 저하와도 관계가 있다. 중앙매체의 관심도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현장 유세를 하다 보면 조합원들의 열의와 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처음치고는 꽤나 훌륭한 직선제가 될 것 같다.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 코오롱 원직복직 투쟁을 이어 가고 있는 최일배 동지를 만나 장기투쟁의 아픔을 함께 고민했다. 완성차 사업장이나 창원에 있는 제조업 공장을 방문했을 때는 금속 노동자들이 노사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조합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지를 확인했다. 하루에 하나씩 배운다는 생각으로 조합원들을 만나고 있다.”

- 사회공공성 강화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선거를 앞두고 짠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가 ‘조합원들의 삶을 책임지는 민주노총’이었다. 여기에 주요 내용이 담겨 있다. 조합원들은 노후·교육·의료 불안 등 저마다 다양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당장 오늘을 먹고살기 위해 임단투를 하지만, 은퇴를 하면 길게는 30년 이상을 연금 하나를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의 경우 우리는 최대 6개월, 120만원이 한도다. 유럽은 3년, 기존 임금의 85%가 지급된다. 이 지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연금복지·의료 기본권 강화를 비롯해 삶 전체를 관통하는 의제들이 투쟁의 목표가 돼야 한다.”

- 사회공공성 강화는 많은 조직과 활동가들이 제기하고 있다. 실현 방안이 문제인데.

“사회연대전략이다. 민주노총 출범 당시 목표로 한 3대 과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 △산별노조 강화 △사회개혁 투쟁이었다. 사회개혁의 경우 틀거리는 있었지만 내용이 부족했다. 산별연맹에서는 어느 정도 움직임이 있었지만 중앙 차원에서는 투쟁의제로서의 무게감이 부족했다. 노동기본권 쟁취와 더불어 연금·의료·실업급여 등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중앙 임단투의 핵심과제가 돼야 한다. 이 싸움에 모든 것을 걸어야만 국민이 호응한다. 이를테면 1천900만 노동자, 300만 농민, 600만 빈민, 청년·학생을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중심으로 모으는 것이 사회연대전략이다. 1%도 안 되는 자본과 보수권력·언론이지만 우리가 고립분산으로 맞섰기 때문에 계속 진 것이다. 사회연대전략으로 자본과 부자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져야 할 세금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회안전망이 구축된다면 국민이 민주노총을 지속적으로 지지하고 엄호하지 않겠나.”

"비정규직 문제, 상급단체 강제성도 필요하다"

- 정부와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편을 밀어붙이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엄청난 폭력이다. 공무원연금의 소득대체율은 57%밖에 안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떨어진다.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는 공무원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민주노총, 국민 전체의 싸움이 돼야 한다. 정부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비교해 국민과 공무원을 갈라치기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적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이런 사실을 전체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공무원연금과 관계없는 단위사업장에 플래카드 하나 거는 것에서 시작해 공적연금 강화로 싸움을 확장시켜야 한다. 처음 공무원연금 문제가 불거졌을 때 민주노총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아쉬웠다. 당선되면 공무원연금 투쟁에 전면적으로 뛰어들 것이다.”

- 비정규직 차별 해소 방안이 있다면.

"분명 이길 수 있는 공간이다. 동일한 일을 하는 노동자를 차별하는 것은 헌법상 차별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싸움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중앙단위에서 비정규직 투쟁을 선언만 했지 실체적인 내용이 없었다. 이러니 저리니 해도 민주노총은 대기업 정규직 중심으로 굴러간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 단위사업장에서는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다.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시절 475일 동안 코스콤 비정규직 투쟁을 이끌었다. 그런데 정규직 노조가 이들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했다. 그래서 연맹에서 제명했다. 이명박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맞섰고, 결국 전원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비정규직 투쟁은 얼마나 신념을 가지고 돌파해 나가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 최근 들어 비정규직 투쟁에 성공적인 사례가 없는데. 원인이 뭘까.

“단위사업장에 대한 상급단체의 개입력이 약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급단체를 중심으로 한 전체적인 결의를 사업장별 임단협 요구로 끌고 가야 한다. 산하조직에 강제성을 띠더라도 문제해결을 압박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민주노총이 계급 대표성을 지닌 대중조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사무총국 내 조세개혁센터 필요"

- 지역본부나 사무총국 등 조직 내부 쇄신방안은.


“정파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유세를 하며 중앙도 그렇지만 지역본부의 정파문제는 특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정파색이 강한 지역본부의 경우 단위사업장 가입을 꺼리고 있다. 지역 활동가들을 존중하되, 당선되면 우선 중앙 임원과 사무총국 식구들은 정파 중립선언을 유도할 것이다. 조합원이 선택한 집행부 단위의 의사결정이 중심이 돼야 한다. 중앙의 재정상황이 어렵다. 툭하면 체불이 이뤄진다. 연맹 위원장 시절 적자 상태를 벗어나 직원들의 대우도 크게 향상시키고 퇴직충담금까지 마련했던 경험이 있다. 산별에서 중앙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의무금이 끊기는 경우가 잦다. 민주노총이 제 역할을 했는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동시에 조합비 현실화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재정이 안정화된다면 직원 처우를 개선하고 상설위원회를 활성화하고 싶다. 요즘 문제가 되는 연금이나 세금 문제와 관련해서도 조세개혁센터와 갖은 상설 연구조직이 필요하다.”

-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불참 중이다. 한국노총과의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보나.

“현재의 의제와 논의구조를 감안했을 때 대화에 참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교섭과 대화는 논의를 통해 참여자가 뭔가 얻을 게 있다고 판단될 때 작동한다. 예컨대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할지 말지를 논의하는 곳에 왜 가야 하나. 민주노총이 주도권을 갖고 산업별 연대임금과 같은 가치를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될 때 사회적 대화에 의미가 생길 것이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는 론스타 투쟁 때부터 잘 알고 지냈다. 양대 노총을 노조 조직체계에 비유해 각각 쟁의국·교섭국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그만큼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연대를 강화할 것이다.”

기호 1번 정용건 위원장 후보는

현 국민연금바로세우기 국민행동 집행위원장

현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자위원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전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우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