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홈플러스노조
서울본부장

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임원직선제(12월3~9일)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인명부상 67만명의 조합원이 투표권을 행사해 조직의 수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와 무게가 상당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총연맹 단위 직접선거는 매우 이례적이다. 임원직선제는 향후 민주노총의 성패를 가를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개연성이 높다. <매일노동뉴스>가 4개 후보조에 대한 인물평과 함께 공약을 소개하는 연속기고(기호 순)를 싣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우리 얘기를 제발 좀 들어 달라고 하는 겁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가 하는 얘기를 들어 달라고 하는 겁니다.”

영화 <카트>에서 염정아가 매장에서 소리쳤던 대사다. 홈플러스노조 조합원들도 이런 심정으로 노조에 가입했다.

민주노총. 임원선거. 낯설고 무겁고 어려운 단어다. 우리 조합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민주노총 임원선거라고 하는데 사실 낯설고 어렵다. 홈플러스노조는 이제 1년10개월차다. 걸음마를 떼고 있는 노조다. 우리는 단지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직장을 만들고 싶었고, 부당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있는 그대로 우리의 얘기를 들어 줄 수 있는 노조가 있었으면 했던, 소박한 첫걸음이었다.

1년을 일해도, 10년을 일해도 100만원. 나의 노동이 가치 있는 노동이라 어느 누구도 얘기해 주지 않았다. 무기계약직·단순노동이라는, 회사가 정해 놓은 틀 안에서 숨죽이며 지내 온 현실이 원통했다. 우리는 "분열은 망한다. 단결해야 이길 수 있다"는 진리를 목숨처럼 귀하게 여기고 있다. 그것이 우리 노조를 지키고,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투쟁하고 있다.

민주노총 첫 직선제 임원선거. 나는 어떤 판단을 하고 우리 조합원들과 민주노총에 대해 어떤 소통을 해야 하는 것일까.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그저 '비정규직 문제에 귀 기울여 줄 수 있는 상급단체'라고 생각했던 그것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4개 후보조가 출마한 임원선거에 직면했다. 이제 판단을 해야 하고, 조합원들과 소통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비정규 노동자들을 위해 민주노총이 진정 우리의 든든한 ‘백’이 돼 줄 수 있는가. 단결해야 이길 수 있다는 우리 조합원들의 믿음을 민주노총이 함께 실현해 줄 수 있는가. 이것이 우리에게 전부다. 그래서 기호 4번 전재환 위원장 후보를 지지한다.

전재환 후보는 비정규직 총파업 투쟁으로 구속당한 유일한 민주노총 지도부다. 복잡다단한 민주노총에서 기호 4번 진영은 '총단결'의 관점에서 다름을 뒤로하고, 양보와 단결의 입장에서 후보조를 구성했다. 조합원들은 다름을 부각하고 말발과 주의·주장만 앞세우는 것을 싫어한다. 실천으로, 행동으로 노동자들의 단결을 위해 투쟁할 수 있는 지도부를 좋아한다.

더 나아질 미래가 없는 비정규직, 시급 50~100원 올리려고 100만원 월급에 20만~30만원 까이며 파업을 해야 하는 마트 비정규직, 이 기막힌 현실을 바꾸고 싶다. 우리는 노조를 뛰어넘는 더 큰 울타리가 필요하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하며, 자신의 정견과 이해보다 노동자 총단결의 관점에서 단결하며 투쟁하는 민주노총을 원한다. 역사는 현실의 거울이라고 했다. 전재환 후보가 걸어온 길, 투쟁의 역사를 믿는다. 비정규직을 위해 투쟁했던 발자취와 노동자 총단결만이 민주노총의 살 길이라며 어려운 결단을 한 전재환 후보의 선택을 믿는다.

비정규 노동자들의 희망이 새로운 민주노총에 달려 있다. 기호 4번 전재환 후보와 함께 단결하는 민주노총을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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