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유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

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임원직선제(12월3~9일)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인명부상 67만명의 조합원이 투표권을 행사해 조직의 수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와 무게가 상당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총연맹 단위 직접선거는 매우 이례적이다. 임원직선제는 향후 민주노총의 성패를 가를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개연성이 높다. <매일노동뉴스>가 4개 후보조에 대한 인물평과 함께 공약을 소개하는 연속기고(기호 순)를 싣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사상 처음 조합원 직선제로 치르는 민주노총 8기 임원선거에 전재환 동지가 위원장 후보로 출마했다. 윤택근(수석부위원장 후보)·나순자(사무총장 후보) 동지와 통합후보로 출마해 “준비된 통합지도부, 힘 있는 민주노총”이라는 약속을 내걸었다.

최근 민주노총은 상당히 어려운 상태에 있다. 민주노총의 전략적 목표도 불투명해져 있고, 투쟁동력도 민주노총으로 집중되지 않으며, 조직 내부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정파별·개인별 분열과 갈등은 조직운영에서 재정문제까지 총체적 어려움을 낳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민주노총의 투쟁은 어떤가. 싸움다운 싸움을 해 본 지 오래다. 모두가 “큰 싸움 한 번 해서 이겨 보자”고 하면서도 민주노총 투쟁을 책임질 중앙지도력, 지역과 현장의 동력이 있겠냐는 회의와 무력감이 먼저 자리 잡는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도 마찬가지다. 나눠져 있다. 현장은 정치적 무력감과 냉소로 노동자 정치를 대한다. 노동정치 얘기가 나오면 현장에서는 모두가 한목소리로 “골치 아프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모두 좀 합치면 안 되나”로 끝을 맺는다.

민주노총 직선 1기인 8기 민주노총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전재환 후보는 위원장이 되면 뭘 하려 하는가. 우선 통합과 단결이다. 특정 정파가 아니라, 특정 지역이 아니라, 특정 입장이 아니라, 민주노총 모두를 아울러 조합원 모두의 힘과 마음을 가능한 한 점으로 모으자는 것이다. “힘 있는 민주노총”을 내세우는 것은 민주노총의 모든 힘을 모아서 투쟁하고, 승리하고, 혁신하고, 미래를 열자는 것이다.

전재환 후보는 준비해서 큰 싸움, 이기는 싸움을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제 민주노총 투쟁은 기업과 산별조직의 임단협 투쟁을 모아 치르는 시기집중 투쟁을 넘어서야 한다. 민주노총이 전략적 투쟁과제를 제출하고 동력을 모아 총노동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전재환 후보는 투쟁의 절정을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국면으로 설정했다. 당장 공무원연금법 개악이 눈앞에 있고, 정권은 의료 민영화·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노동기본권이 유린당하고 있다. 기호 4번 전재환-윤택근-나순자 후보조의 8기 임기 시작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와 민영화 저지 총력투쟁을 선포가 될 것이다. 공공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민영화는 박근혜 정부를 관통하는 뚜렷한 기조다. 이를 저지하고 우리의 정책대안을 제시하면서 강력한 공공부문 공동투쟁본보를 구성해 투쟁동력을 결집하는 것은 큰 싸움으로 가는 필수적 교두보다.

그리고 비정규직 투쟁이다. 전재환 후보는 100만 비정규직 조합원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전략조직화 사업의 확대와 더불어 성공적인 연대투쟁 없이는 안 되는 일이다. 비정규직 투쟁은 사회적 요구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투쟁을 하려면 비정규직 공동대책위원회를 확대 강화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중심에 서서 범진보진영을 아우르는 사회적 비정규직공투위로 위상을 확고히 하고, 공동투쟁과 공동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비정규 조직화도 이뤄질 것이다.

민주노총이 총노동 전선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또 다른 의제는 노동기본권 보장이다. 신자유주의와 보수정권의 파상공세 아래 짓눌린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공고히 해야 한다. 정리해고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과 복수노조 자율교섭 쟁취, 손배 가압류 제한, 나아가 산별교섭 법제화 등은 전체 노동자를 하나로 결집시킬 의제다.

또한 민주노총은 투쟁과제로 주 36시간을 공격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모두들 이르다고 말하는 지금이 적기다. 노동시간단축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 주 40시간제에서도 장시간 노동은 그칠 줄 모르고 현장 노동자들을 질식시키고 있다. 노동시간단축을 공격적으로 제기하면서 면밀한 조사와 정책대안을 병행해 장시간 노동을 끝장내야 한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내부의 투쟁동력을 결집시키면서 사회공공성 강화 등 사회적 기본권을 중심으로 사회연대투쟁을 강화해 진보운동의 구심이 돼야 한다. 그 힘으로 현장에서 시작하는 진보대통합을 이뤄 내야 한다.

전재환 후보는 투쟁 과제와 함께 미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직선제를 계기로 선명한 방향타를 잡아야 한다. 민주노총이 지금까지 해 온 대로 하겠다면 위험한 발상이다.

기호 4번 전재환-윤택근-나순자 후보조는 2015년 민주노총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나온 20년을 돌아보고 향후 20년의 청사진을 그려 내려 한다. 이를 위해 외부전문가·현장조합원은 물론이고 산별과 지역의 전현직 간부를 아우르는 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해 폭넓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전재환 후보가 구상하는 미래전략은 대략 이렇다. 우선 민주노총의 전략방향과 과제를 재정립한다. 이어 산별운동 전망, 지역본부, 의결과 집행구조 등 조직 전반에 걸친 혁신안을 제출해 민주노총이 굳건한 기반 위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민주노총 8기 집행부는 투쟁동력을 총결집해 조직을 혁신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무거운 과제는 통합하고 단결할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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