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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찬 마필관리사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장] “임금결정 기준을 공개하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요구입니까?”
▲ 마필관리사노조

“내가 일하고 내가 돈을 받는데, 임금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모르는 상태인 겁니다. 마방별로 마필관리사의 월급이 적게는 15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까지 4천차만별이에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임금을 주는 건지…. 마사회와 조교사들에게 물어도 답을 안 해 줍니다. 답답한 노릇이지요.”

양정찬(48·사진)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장은 20일 <매일노동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부경경마공원 마필관리사들의 임금은 그야말로 고무줄 임금”이라고 토로했다. 매달 임금을 받긴 하지만 매번 들쑥날쑥한 데다, 마필관리사끼리도 임금격차가 크다.

마필관리사들의 임금이 매번 다른 것은 성과급에 해당하는 경마 경주상금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고용주인 조교사들이 자의적으로 마필관리사의 임금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의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벌써 수년째 노조가 아무리 요구해도 마사회와 조교사들은 임금결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서울경마공원은 말 주인인 마주와 말 관리 책임자인 조교사, 조교사에게 고용돼 말을 관리하는 마필관리사, 말을 타는 기수까지 경마상금을 분배하는 비율이 모두 정해져 있다.

양정찬 지부장은 “서울과 달리 부경경마공원은 돈의 흐름이 투명하지 않아 갖은 의혹이 제기되고 오해와 불신이 쌓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마사회와 조교사들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부당한 현실을 개선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최근 부경경마공원에서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는데.

“부경경마공원에서 동료로 일하던 박용석 마필관리사가 3년 전인 2011년 11월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남긴 유서에서 고인은 마필관리사의 고용불안과 투명하지 못한 임금으로 인해 불안하기만 했던 자신의 삶을 한탄했다. 당시 노조와 동료들이 들고일어나 고용안정과 임금 투명성을 요구했다. 그러자 마사회가 임금결정 기준과 방식에 관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 고인의 3주기를 맞아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벌인 것이다.”

- 다른 경마공원과 비교해 부경경마공원 마필관리사 처우에 다른 점이 있다.

“부경경마공원에는 32명의 조교사와 257명의 마필관리사가 있다. 조교사 1명이 약 8명의 마필관리사를 개별고용하는 구조다. 조교사가 마필관리사의 고용권과 임금결정권을 모두 쥐고 있다. 조교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찍히면 잘리거나 임금이 깎인다. 개별 조교사가 아닌 조교사협회가 마필관리사를 고용하는 서울경마공원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 노조의 주요 요구 중 하나가 임금 투명성이다.

“마필관리사의 임금은 크게 기본급에 해당하는 위탁관리비와 경마상금으로 나오는 성과급으로 구분된다. 경마순위가 높을수록 많은 성과급을 받는다. 서울경마공원과 제주경마공원은 경마상금을 나누는 비율이 정해져 있다. 예컨대 서울은 100만원의 상금을 받으면 마주가 78만원, 조교사가 8만9천원, 기수가 5만3천원, 마필관리사가 7만8천원을 받는다. 그런데 부경경마공원만 조교사에게 마필관리사 몫까지 포함된 17만원을 준다. 조교사에게 몰아줄 테니 알아서 나누라는 식이다. 조교사들은 ‘혼자만 아는 방식’으로 이를 나눈다. 말 숫자에 비해 마필관리사를 적게 채용해 고정급에 해당하는 위탁관리비 일부를 가져간다는 의혹도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부경경마공원 마필관리사 257명 중 247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그만큼 현실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마필관리사들이 조교사 개개인에게 고용돼 있다 보니 잘못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 노조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긴 하지만 어려움이 많다.

우리의 요구는 단순하다. 마사회와 조교사들이 마필관리사 임금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다. 서울과 제주처럼 조교사협회를 구성해 협회가 마필관리사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마사회는 조교사 면허를 부여하고 마필관리사 고용을 승인하는 주체다. 사실상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 그런데 조교사들의 부당행위를 묵과하고 계층 간 갈등을 외면하고 있다. 마사회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봉석  seok@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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