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용
기호 3번 후보조 선거대책본부 선대위원장

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임원직선제(12월3~9일)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인명부상 67만명의 조합원이 투표권을 행사해 조직의 수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와 무게가 상당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총연맹 단위 직접선거는 매우 이례적이다. 임원직선제는 향후 민주노총의 성패를 가를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개연성이 높다. <매일노동뉴스>가 4개 후보조에 대한 인물평과 함께 공약을 소개하는 연속기고(기호 순)를 싣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새로운 운동 개척과 비정규직 주체’ 강점

많은 사람들은 기호 3번 허영구 위원장 후보의 강점하면 오래도록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경험과 능력을 떠올린다. 오죽했으면 민주노총 규약 중 부위원장 선출 규정을 ‘허영구 외 약간 명’으로 하자는 말까지 나왔을까.

그러나 허영구 후보의 강점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새로운 운동에 대한 개척이다. 허영구 후보는 2002년 투기자본감시센터를 공동으로 창립했다. 금융수탈과 초국적 투기자본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한발 앞선 시대인식으로 투기자본감시센터에서 활동했고, 전 세계적인 투쟁이었던 아큐파이(점령) 투쟁을 여의도에서 진행했다. 그때 만난 젊은 동지들과 인연이 돼 2012년 알바연대를 창립하고, 알바노조를 건설하게 된다. "알바도 노동자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라"는 요구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모든 후보가 비정규·불안정 노동자 조직화를 말한다. 그런데 정작 비정규 노동자 후보는 기호 3번 후보조에만 있다. 사회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양산된 요양보호사·활동보조인·보육교사·간병인 같은 비정규직 돌봄노동자와 함께 투쟁하는 김태인 수석부위원장 후보, "간접고용 철폐, 불법파견 철폐"를 외치며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 앞에서 45일이 넘도록 목숨을 걸고 단식투쟁을 했던 신현창 사무총장 후보가 비정규 노동자 당사자로서 비정규·불안정 노동자 조직화를 말하고 있다.

혁신의 구체성을 밝히다

기호 3번 허영구·김태인·신현창 후보조의 정책은 혁신의 구체성에 있다. 이른바 ‘5대 혁신과제’는 6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자로 발간될 만큼 매우 구체적이다. 5대 혁신과제는 민주노총의 선언과 강령, 조직목표를 ‘비정규·불안정 노동자 조직화’로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른 실행 경로로 ‘비정규·불안정 노동자 전략적 조직화본부’를 제안하고, “비정규·불안정 노동자 100만 조직, 200만 조합원, 조직률 20%”라는 수치를 통해 매우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다. 기호 3번 후보조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조직·인력·재정 문제까지 세세한 방안을 마련했다.

산별은 기획조정, 지역본부는 조직과 투쟁 중심

기호 3번 허영구 후보조는 민주노총을 현재의 산업별노조(산별노조·연맹)가 아니라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하자고 주장한다. 지역본부에 더 많은 대의원을 배정하고, 재정혁신을 통해 지역본부 중심의 재정체계를 제안한다. 조합비 3천500억원, 의무금 1천억원 마련 프로젝트다. 이제까지 민주노총 임원선거에서 보기 드문 구체적인 재정혁신 방안이다. 인력과 재정을 언급하지 않는 혁신은 그저 선언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호 3번 허영구 후보조는 산별과 지역본부의 역할을 현실에 맞게 정의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지역본부는 조직과 투쟁의 중심이고, 산별노조는 기획조정체계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맞서 비정규·불안정 노동자 조직화와 투쟁은 지역본부의 역할이다. 산별은 산별 전체의 관점에서 산업과 지역, 그리고 단위사업장의 기획조정 능력임을 밝히고 있다.

투쟁을 혁신하라

기호 3번 후보조는 투쟁을 혁신하자고 말한다. 조직과 재정 혁신은 민주노총이 조직화와 투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투쟁의 혁신 방향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상반기 투쟁은 최저임금 투쟁과 임단투에 집중하고, 하반기에는 모든 사회적 의제를 담은 11월 전국노동자대회 총파업을 기획하자. 이를 위해 1월부터 총파업을 공지하고, 토론하고, 집중해 뻥파업이 아니라 진짜 투쟁을 준비하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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