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동
건설산업연맹
건설기업노조
지도위원

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임원직선제(12월3~9일)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인명부상 67만명의 조합원이 투표권을 행사해 조직의 수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와 무게가 상당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총연맹 단위 직접선거는 매우 이례적이다. 임원직선제는 향후 민주노총의 성패를 가를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개연성이 높다. <매일노동뉴스>가 4개 후보조에 대한 인물평과 함께 공약을 소개하는 연속기고(기호 순)를 싣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노조는 주로 사업장의 임금·단체협상 투쟁을 한다. 그런데 기호 1번 정용건 후보조는 사회연대전략을 내걸고 사회복지를 주장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위기의 경제상황과 양극화 속에 임단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노동자·서민의 삶의 문제를 국가·사회적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민주노총의 대응이다.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2주택 이상 소유자 10%가 주택전체의 70%를 소유한다. 서울은 60%가 전·월세 세입자들이다. 전월세 폭등으로 노동자·서민의 삶이 벼랑 끝에 몰렸다. 뿐만 아니라 대학등록금을 비롯한 교육비·의료비 부담, 민영화로 인한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가계부채가 1천조원을 넘어 가계가 언제 파탄날 지 모르는 상황이다. 개별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투쟁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특히 비정규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기 힘들고, 가능하다 해도 임단투만으로는 희망을 찾을 수 없는 현실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20여년간 구조조정 저지와 노동법 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등 방어적 투쟁을 벌여 왔다. 그 결과 최대 20%에 달하던 조직률이 10%로 줄어들었다. 투쟁을 했지만 비정규직은 늘고, 고용은 불안하며 노동자의 삶은 항상 불안 속에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복지라는 근본적 대안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떤 사회복지가 필요한가

사회복지는 임신·출산에서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생애 전체에 걸쳐 보장돼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초고령화 시대에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제도다. 한국은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악이다. 노인자살률도 최고다. 박근혜 정부는 재벌과 부자에게 세금을 깎아 주면서 재정적자를 이유로 공무원연금 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무원연금 개악이 아니라 국민연금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무상보육·무상급식·의무교육 확대·건강보험 확대·복지 사각지대 지원·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서유럽 국가들과 같이 사회복지를 확대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재벌과 부자들의 세금을 올려서 충당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어떻게 사회복지를 실현할 수 있나

민주노총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투쟁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전체를 무력화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거짓 복지공약과 국민을 이간질하는 나쁜 분열정책의 본질을 알려 내야 한다. 용돈 수준에 불과한 국민연금을 연금답게 만들자는 요구를 바탕으로 의료·주거·교육 등 사회복지 전반에 대한 논의와 투쟁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야당까지 아우르는 사회연대전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진보정당 대통합을 추진하고 이를 지렛대로 야당과 연대해 제도화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야 한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이 두 번의 선거에서 민주노총 주도로 사회복지를 제기하고 공약화해서 선거 승리를 통해 실현해야 한다.

사회연대전략, 정용건 후보조가 할 수 있다

정용건 위원장 후보는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시절 외환은행 ‘먹튀’로 해고된 외환카드 노동자들의 투쟁을 시작으로 론스타 투기자본 문제에 대해 집요한 투쟁을 전개했다. 단순한 투쟁을 넘어 투기자본의 교묘한 먹튀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론스타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었고, 투기자본감시센터와 함께 10년 이상 싸움을 했다.

2012년 국민연금바로세우기 국민행동(연금행동)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연금운영에 대한 올바른 방향과 우리 사회의 구조개혁에 대한 꾸준한 실천을 해 왔다. 정용건 후보의 사회연대전략은 민주노총 선거용 공약이 아니다.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한국 사회, 미래가 불안한 정규직, 현재가 절망인 비정규직, 일해도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노동자·민중의 삶, 민주노총이 투쟁과 투쟁을 거듭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해 지난 20년간의 실천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대안이다.

이러한 문제는 지금까지와 같은 방어투쟁, 국지적인 투쟁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민주노총이 사회연대전략을 제출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야당을 포함한 사회적 연대체를 구성해 공무원연금 개악을 필두로 당장 총력투쟁을 벌여야 한다. 이후 국민연금 문제와 박근혜의 거짓 복지정책을 폭로하면서, 재벌과 부자에 대한 증세를 제도화할 것이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우리의 요구가 공약화되고 선거 승리를 통해 새로운 사회복지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사회연대전략을 실천하고 준비한 정용건 후보조만이 이를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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