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구직·구인난을 틈타 취업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전문·기업화하고 있다. 이들은 채용 알선료를 받아 잠적하거나, 취업정보센터 또는 비즈니스 컨설팅 등 취업알선기관으로 위장하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구직자들을울리고 있다. 취업사기는 퇴직자의 퇴직금을 노리는 것은 물론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까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기업화되는 취업사기단=대전 서구 ㄷ운전학원은 최근 운전기사 모집광고를 내고 이를 보고 찾아온 15명으로부터 1인당 1백50만원에서 8백만원의취업보증금을 받은 뒤 업주가 학원 문을 닫고 잠적해 버렸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명퇴자 김모씨(37)는 최근 ‘동업시 월수 2백50만원보장’ 이라는 광고를 보고 광주 북구 신안동 소재 모회사에 3천5백만원을투자했으나 1주일 만에 회사직원들이 자취를 감춰 광주지방노동청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의 경우 전문·기업형 취업사기단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노동부 통계를 보더라도 요즘엔 허위·과장광고를 통한 취업사기보다 ‘기업형’ 불법직업소개 행위가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허위구인광고는 1999년 7,175건에서 지난해 7,360건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불법직업소개 행위는 99년 1,265건에서 지난해 1,874건으로 급증했다.

◇인터넷 이용 취업사기단=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한 취업사기에서 이젠인터넷 관련 취업사기도 등장했다.

제주시에 사는 박모씨(23)는 대학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던 차에ㅋ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팅이 “정보를 제공하면 제공료를 지불하겠다”고제의해 사이트개설 등의 명목으로 1백50만원을 입금시키고 수차례 자료를제공했으나 회사측이 약속된 날짜에 입금시키지 않아 최근 노동청에 고발했다.

◇역(逆) 취업사기도 극성=3D업종의 구인난을 악용, 역 취업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본격 고기잡이철로 접어든 요즘 어촌 주변에선 선급금 사기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6일 목포수산인협회에 따르면 최근 안강망 어선 선주 박모씨(50·신안군흑산면)는 ‘갈치잡이에 함께 가겠다”고 찾아온 황모씨(42)에게 1백80만원의 선급금만 떼였다. 이같은 사례는 목포에서만 3~4월 두달 동안 33건이 접수됐다.

제주지역도 올들어 발생한 선원 선급금 사기사건이 모두 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건에 비해 8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노동부 김동섭 고용관리과장은 “취업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선 당국의 불법직업소개 행위 단속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구직자들이 등록된 직업소개소를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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