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아 올린 카트 더미가 무너졌다. 검은 옷 날랜 경찰이 줄줄이 들이닥쳤다. 계산대 옆 바닥에 누워 버티던 노조원들이 하나둘 사지가 들린 채 끌려 나갔다. 비명 잦았고, 울음소리 어지러이 섞였다. 바깥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유리창 두들기며 같이 울었다. 이리저리 맞잡은 손 아래 저기 파업 나선 비정규직 계산원이 아무 말 않고 그 모습을 늦도록 지켜봤다. 실은 그도 잠시였다. 매장 점거농성이 끝났다. 2007년 7월의 일이다. 그러니 오래된 사진이다. 비정규직 굴레가 여기저기 여전하니 빛바램 없다. 굵은 눈물 곳곳에 되레 선명하다. 부당해고 철회며 인간적인 대우는 오늘 곱씹는 구호다.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카트>가 11월13일 개봉한다. 쇼핑카트에 넣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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