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을 대량해고한 투기 사모펀드에 국민연금이 쓰이면 되겠습니까?"

씨앤앰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국민연금공단 앞에 모였다.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투자 철회를 공단에 요구하기 위해서다.

희망연대노조와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단은 투기자본 MBK에 대한 공적연금 투자를 즉각 철회하고 앞으로도 일체의 투자를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 재산으로 가장 투명해야 할 국민연금이 MBK로 들어간 뒤 대주주와 경영진의 불공정 영업과 노사관계 파탄,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쓰이고 있다"며 "공적연금이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계속 투자된다면 국민적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의 요구와는 반대로 공단이 MBK에 재투자할 가능성은 높다. 공단은 2012년 MBK에 4천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와 맥쿼리는 2008년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2조1천억원을 들여 씨앤앰을 인수했다. 금융권에서 1조6천억원을 차입했는데, 상환 만기 1년을 앞둔 2012년 대출금리 인하를 위해 2조2천억원을 다시 빌렸다. 리파이낸싱(재융자)에 공단과 2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것이다. 해당 자금은 2016년에 만기가 도래한다.

MBK는 2조원대의 씨앤앰을 매각하든지, 아니면 또다시 리파이낸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든지 해야 한다. 올해 MBK가 본격적으로 씨앤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MBK가 매각작업을 진행하면서 씨앤앰 노사관계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씨앤앰은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원·하청 노사상생 합의안을 파기하고 정규직(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에게는 3% 임금인상안을,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에게는 20% 임금삭감안을 제시했다. 7월에는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협력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5개 업체 소속 109명이 계약해지를 당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6월부터 농성과 부분파업을 전개했다. 계약해지된 비정규직은 107일째 노숙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노조는 "대주주가 회사 매각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조 무력화와 인력감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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