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전체 임원 사직서 제출과 사장단·본부장 인사, 임원 감축에 이어 조직 슬림화 작업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출범시켰다고 22일 밝혔다. 조직통합으로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선박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울산에 있는 현대미포조선 선박영업부와 기본설계부가 서울 계동 사옥으로 이전해 합류한다.

기획실 인원도 대폭 축소됐다. 기획실은 기획팀·재무팀·인사팀·커뮤니케이션팀·윤리경영팀·준법경영팀·자산운영팀 등 7개 팀으로 구성됐다. 현대중공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획·조정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존 7개 사업본부 체제는 유지됐지만, 본부 아래 부문 단위가 58개에서 45개로 22% 줄었다. 전체 부서도 432개에서 406개로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외법인과 지사에 대한 점검도 시작했다. 현재 조선 3사는 해외에 25개 법인과 21개 지사 등 46개 해외조직을 두고 있다. 이 중 사업성과가 낮은 법인과 지사를 통합해 운영한다. 해외주재원을 대폭 줄이고 필요한 인원에 대해 단기파견형태로 근무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내 지사도 그룹 지사망을 활용해 통합 운영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익창출이 어려운 한계사업에 대한 사업조정 작업,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생산현장 혁신작업도 계속해서 이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의 고강도 구조개편에 대해 노조는 심드렁한 반응이다. 정병모 위원장은 “회사의 주장대로 조선업계의 불황과 회사의 위기가 심각한 지경인 것을 인정하더라도, 회사는 지난 10여년간 조선업계 호황에 힘입어 막대한 사내유보금과 이익잉여금을 쌓아 뒀다”며 “노동자들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노사가 함께 돌파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사는 24일 오전 임금·단체협상을 재개한다. 지난달 19일 열린 40차 교섭 이후 35일 만에 노사가 교섭 석상에 마주앉는 것이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천원을 5만원으로 인상 △조건 없는 정년 60세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기본급 3만7천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천원 포함)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과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원 지급 △월차제도 폐지를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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