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 대한산업안전협회

신진규(62·사진)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은 “이제 안전의 영역은 산업안전에서 학교안전·생활안전과 같은 국민안전으로 확장돼야 한다”며 “협회 역시 국민안전의 개념을 확립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진규 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협회 회장실에서 진행한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안전을 확보해 국민행복을 이뤄 내는 것, 그것이 50년 역사를 갖춘 안전전문기관인 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산업안전협회는 1964년 "산업재해를 예방해 근로자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고 산업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출범한 비영리 민간단체다.

- 협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최근 기념식에 많은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산업안전 분야에서 최초로 ‘50년’이라는 의미 있는 역사를 달성했다. 지난 6일 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성황리에 마쳤다. 최근 세월호 등 대형 재난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안전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그래서 안전분야 대표 재해예방기관인 대한산업안전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준 것 같다.

정갑윤 국회부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최봉홍·안효대·정미경 새누리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 노동계에서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행사에 참석했다. 정의화 국회의장·박원순 서울시장·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남경필 경기도지사·유정복 인천시장은 축하영상을 보내 줬다.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 창립 50년이면 사람으로 치면 지천명이다. 어떤 변화와 발전이 있었나.

“안전에 관해 척박했던 시절인 64년에 협회가 출범했다. 50년 동안 안전을 주제로 한길을 걸어온 기관은 협회밖에 없다. 옛 근로복지공사가 정부 산하기관으로 77년 출범했지만 산업안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관은 아니었다. 산업안전보건공단도 87년이 돼서야 만들어졌다. 특히 안전 분야 전문성이 높으면서도 전국적인 규모를 갖춘 민간기관은 우리 협회뿐이다. 국내 유일의 종합안전관리 전문기관이다.”

- 협회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73년 9월 부산·경남에 첫 지회를 설립했다. 83년에 직제 규정을 제정했는데, 당시 협회 규정상 인력은 50명이었다. 2014년 10월 현재 협회는 6개 지역본부와 22개 지회, 10개 출장소를 갖춘 전국 조직으로 거듭났다. 임직원이 850명인데, 90% 이상이 기술사·박사·기사 등 각종 자격을 소지한 전문가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모두 성장했다.

사업 영역도 크게 넓어졌다. 출범 초기에는 정부의 요청을 받아 안전진단과 안전교육사업을 진행했다. 그 후 안전관리자 직무훈련기관(75년)·안전진단기관(83년)·안전관리 대행기관(88년), 건설안전점검·진단기관(94년)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2011년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기관으로 지정됐고, 지난해에는 석면안전관리교육기관이 됐다. 현재 수행하는 사업만 50여개에 이른다.”

- 협회 회장을 맡은 지 3년이 지났다. 어떤 활동에 주력했나.

“2011년 8월 회장에 취임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당시 707명이었던 임직원이 850명으로 140여명 늘었다. 조직 규모는 26개 지회·6개 출장소·2개 사무소에서 6개 지역본부·22개 지회·10개 출장소·2개 사무소로 확대했다. 사업 영역은 28개에서 50개로 넓어졌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산업재해율은 0.59%였다. 협회가 안전관리업무 위탁사업을 통해 지원한 사업장의 재해율은 이보다 낮은 0.36%였다. 이 수치만 보더라도 협회의 안전관리 서비스가 우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산업안전을 강화하고 산업재해율을 감소시키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 노동계 출신 회장으로서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을 것 같다.

“안전은 노동의 한 줄기다. 결코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안전은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노동계 출신 회장이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예전과 다른 일을 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20여년 동안 한국노총 부위원장과 울산본부 의장 등을 맡으면서 20여년간 노조활동을 했다. 누구보다 노동과 안전 분야에 밝고, 노동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 이런 장점이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한국노총 지역본부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것이었다.”

- 3년 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한 일은 무엇인가.

“취임 직후부터 안전에 대한 각계의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해 안전네트워크 구성에 주력했다. 한국노총 지역본부를 시작으로 3년간 100여개 기관·단체와 MOU를 체결했다. 협회를 알리면서도 안전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목적이 있었다.

협회 내부적으로는 직원 복지향상과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직원들의 전문성이 협회의 경쟁력이다. 직원 개개인별로 자격증이 두세 개는 있어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직원들이 공부하랴, 업무 수행하랴 고생이 많았다. 그래도 전문성 강화는 곧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서부발전에 안전진단과 안전컨설팅을 제공했는데, 재해자수가 전년 대비 83%나 줄었다.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 때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성과 중 하나다.”

- 창립 50주년을 맞아 협회의 미래비전을 선포했다. 어떤 의미인가.

“박근혜 정부는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칭했다. 그만큼 안전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하고 있다. 협회는 이런 흐름에 부응해 ‘국민안전을 위한 우리의 약속 실천’이라는 미래비전과 △노·사·민·정 안전네트워크 구축 △실천하는 안전문화 보급 △한국형 안전관리기법 개발 △국민안전 공익사업 전개 등 4대 추진전략을 설정했다.

협회는 대기업·자치단체·기관들과 MOU 체결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축된 안전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까지 안전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것이다. 협회는 전국 조직망을 갖춘 국내 유일의 안전전문기관이다.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췄다.

산업안전기술 연구와 투자도 확대할 것이다. 한국형 안전기술의 선진화와 과학화, 그것이 협회가 꿈꾸는 목표다. 아울러 안전재능기부와 안전캠페인·농촌안전관리지원·지자체와 연계한 노인안전교육 같은 공익사업을 통해 국민생활 속에 안전문화가 자리 잡는 데 기여하겠다.”

- 협회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과거 50년 동안 산업안전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50년은 전 국민 생활안전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린아이들의 놀이환경부터 추운 겨울 노인들의 낙상사고까지 생활안전의 영역은 끝이 없다.

예컨대 노인 생활서비스 일환으로 협회가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해당 지자체가 어르신께 밥 한 끼 대접하는 것도 훌륭한 안전사업이 될 수 있다. 안전의 영역은 산업안전에서 학교안전·생활안전과 같은 국민안전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협회의 구상이자 목표다.

국민안전의 개념을 확립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물론 아직은 시작단계다.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국민안전을 확보해 국민행복을 이뤄 내는 것, 그것이 50년 역사를 갖춘 안전전문기관으로서 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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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규 회장은
1991~2006년 쌍용정유노조(에쓰오일노조) 제5·6·8·9·10대 위원장
1996~2011년 한국노총 울산본부 제14·15·17·18·19대 의장
2005년 한국노총 부위원장 및 중앙집행위원회 위원
2011년 (사)대한산업안전협회 제24대 회장 취임(8월)
2013년 안전문화운동추진중앙협의회 산업안전분과 위원(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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