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소선 합창단
“떠나는가 내밀던 손끝인 줄 몰라 잡지 못했네/ 그대에게 내미는 손 사랑인 줄 몰라 주춤거렸네/ 손 내밀어 잡아줘 하나 되어줘 우린 아픈 남이었잖아/ 손 내밀어 안아줘 사랑 되어줘 우린 슬픈 따로였잖아/ 지금 그대가 건네는 손잡아 보니 이젠 알겠네/ 믿음으로 내미는 작은 손 마주 잡고 하나 되었네”(<손 내밀어> 이건범 작사·이현관 작곡)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자 영원한 노동자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를 기리는 곡이다. 이소선 어머니가 영면한 지 올해로 3년을 맞았다. 그리고 그 어머니를 기리며 2011년 말 창단한 이소선합창단(상임지휘자 임정현)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본관 은명대강당에서 3년 만에 창단공연을 개최했다. 전태일재단·양대 노총이 후원했다. 연세의료원노조(위원장 이수진)가 공연장 무료대관을 위해 나섰다.

이소선합창단은 이날 1시간20분 동안 <손 내밀어>를 비롯해 <민중의 노래> <이름> 등 준비한 14곡과 앙코르곡 3곡까지 모두 17곡을 소화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소선합창단은 양대 노총 소속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 시민 4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공연에는 34명이 참여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희망연대노조 씨앤앰과 티브로드 조합원들은 투쟁 때문에 동참하지 못했다. 창단공연 중간에는 이들이 동참한 가운데 <해방을 향한 진군>과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공연이 이뤄지기도 했다.

임정현 지휘자는 “그동안 각자 바쁜 직장생활로 공연 이틀 전에야 모두가 모여 연습할 정도로 상황이 어려웠지만 열심히 연습했다”며 “수준급 공연이었다고 감히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소선합창단은 대한문·쌍용차 등 투쟁현장에서 소규모 연대공연과 전태일다리에서 이소선 어머니 1주기 추모공연을 한 적은 있지만 합창단 이름을 내걸고 공연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영희 이소선합창단 매니저는 “지난 3년간 합창단원을 모집하고 곡을 충분히 연습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만큼 앞으로 매년 정기공연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수익금은 씨앤앰과 티브로드 조합원들의 파업투쟁 지원에 쓰인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이소선 어머니의 자녀이자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씨와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대표이사,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회원들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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