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며 화성에서 먼 길 달려온 사람들이 법원 앞에 섰다. 선고는 짧았다. 길지 않은 판결문에는 법률 용어가 가득했지만 불법파견이니 정규직 따위 단어가 그중에 선명했다. 이겼다. 옆자리 동료 손을 잡고 누군가 웃었지만 환호성은 짧았다. 굳은 표정으로 나서는 이들 앞에서 카메라 든 기자들이 방황했다. 그 자리, 웃음이 귀했다. 붕대 감은 손 가지런히 모은 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동자 김학종씨가 기자회견 뒷줄에 섰다. "새로 태어난 기분"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지난해 그는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제 몸에 불을 놓았다. 그 역시 좀처럼 웃지 않았다. 1심이 끝났다. 회사는 항소를 예고했다. 먼 길 가려고 사람들은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사람들은 이겨 오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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