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사의 아이폰 등을 생산하는 대만기업 폭스콘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백혈병에 잇따라 걸린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과 중국 현지언론은 16일 “중국 남부 선전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2010년 이후 13명의 노동자가 백혈병에 걸렸다”고 보도했다. 이 중 5명은 백혈병 투병 과정에서 숨졌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노동자 중에는 근무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목숨을 잃은 사례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백혈병 확진을 받은 노동자 13명의 나이는 만 19세에서 24세까지다. 대부분 애플사 제품 생산라인에서 화학물질을 취급해 왔다. 피해자 가족은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보호장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안전수칙을 알려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폭스콘은 백혈병이 발병한 사실이 알려지자 3개월치 급여를 주고 해고하기도 했다. 월급은 20만원 정도다.

폭스콘 공장과 폭스콘의 모기업인 대만기업 훙하이는 백혈병의 업무상 연관성을 부인하면서도 현지에 조사단을 보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언론사들은 전했다. 훙하이 관계자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생산공정에서) 벤젠과 노말헥산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백혈병 발병의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폭스콘 선전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이롱(26)씨의 어머니 청푸잉씨는 “아들은 일을 시작한 후 첫 달부터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지도 모르면서 (생산라인에 있는) 모든 기계들을 청소했다”며 “(고향에서) 들어 본 적도 없는 백혈병이라는 병이 어떻게 아들에게 발병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애플사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폭스콘은 2010년 20대 노동자들이 노동강도를 견디지 못하고 집단 자살한 사건으로 악명이 높다. 현재 선전공장에는 23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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