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통상임금 해법을 둘러싸고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안에 교섭이 재개될 전망이다.

15일 노사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지부장 이경훈)는 16일 현장조직 의장단간담회와 대의원간담회를 연이어 갖고 교섭 재개 여부를 논의한다.

지부는 지난 2일 진행된 실무교섭에서 통상임금과 해고자 복직 등 민감한 사안을 제외한 대부분 교섭의제에서 의견접근을 이뤘다. 당시 회사측은 임금협상이 끝나는 대로 ‘임금체계 개선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단체협약 만료 시점인 내년 3월31일까지 통상임금 범위와 적용시점에 합의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교섭 당일 교섭장 앞에서 일부 대의원들이 “통상임금을 즉시 확대 적용하라”고 요구했고, 지부는 교섭을 잠정중단했다.

교섭 재개 여부는 16일 오후 대의원 470여명이 참석하는 대의원간담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간담회에서는 두 가지 의견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지부 집행부의 고민은 다음달께 나올 예정인 현대차 통상임금 소송의 1심 판결이 지부와 회사 중 어느 쪽에 유리하게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성과급 등을 최대한 확보하는 선에서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고, 통상임금 문제는 추후 분리교섭을 통해 답을 찾자는 것이다.

반면 지부 내 주요 현장조직들은 집행부의 이 같은 견해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적법한 쟁의권을 확보한 상황에서도 통상임금 협상이 제자리걸음인데, 쟁의권 확보가 어려운 분리교섭에서 지부가 통상임금 확대를 관철해 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지부 집행부와 현장조직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정파구조의 확장판인 대의원간담회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진행된 울산공장 대의원선거에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현 집행부 조직(현장노동자)과 무소속 대의원이 3분의 2 가량 당선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교섭이 재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부의 일정을 감안할 때 18일이나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교섭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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