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가 지난 7월 임금·단체교섭에서 공장별 생산물량 확보계획이 포함된 미래발전전망에 합의했지만 고용불안을 해소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가 합의한 차세대차종 생산은 대부분 1~2년 뒤에나 시행되는 탓에 물량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군산공장과 부평2공장은 현재 목요일과 금요일에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주말특근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군산공장 1교대제 전환설 다시 고개=노사는 7월 임단협을 통해 군산공장에서 2017년부터 차세대 크루즈를 생산하기로 했다. 또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할 올란도 차량을 올해 3분기부터 3천~4천대 추가로 생산하고, 크루즈 부분변경 모델을 내년부터 만드는 데 합의했다.

군산 지역사회와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는 당초 차세대 크루즈를 해외에서 생산하기로 했던 지엠 본사 방침이 바뀐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차세대 크루즈가 생산되려면 2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2012년에만 21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했던 군산공장은 지난해 14만2천대 생산에 그쳤다. 올해는 9만대도 생산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생산 목표 역시 9만대를 겨우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란도 추가 물량과 크루즈 부분변경 모델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급감한 생산물량을 회복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올해 1월 회사측이 추진하다 철회했던 군산공장 1교대제 전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군산공장을 방문한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이범로 군산지회장을 만나 주간연속 2교대제 유지가 어렵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은 “교대제 전환 계획이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군산지회는 조만간 회사측이 1교대제 전환계획을 공식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초 1교대제 전환이 중단된 뒤 군산공장에서는 1천여명의 사내하청 노동자 중 단기계약직 3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일부 정규직을 물량확보가 안정적인 부평1공장으로 파견을 보내거나 고용노동부 지원을 받아 순환 직무교육을 시행하면서 유휴인력 줄이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1교대제가 다시 거론될 만큼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1교대제가 시행되면 700여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회 관계자는 “1교대제를 하면 1천700여명의 정규직 중에서도 유휴인력이 발생한다”며 “사내하청이 (인력감축)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직도 불안한 부평2공장=부평2공장의 미래도 불안하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2016년 1분기부터 중형승용차 말리부 차세대 차종을 생산하기로 했다. 중형 SUV 캡티바 생산연장과 부분변경모델 생산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중·대형차량이 수출과 내수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군산공장처럼 단기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채 휴무를 반복하고 있다. 한때 소형차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과의 통합설까지 불거졌다.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부평2공장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부는 조만간 군산공장·부평2공장 문제와 관련해 회사측 입장을 확인한 뒤 단기물량 확보를 위한 협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노사가 참여하는 미래발전위원회에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단체교섭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수지불균형을 이유로 올해부터 생산을 중단했던 경상용차 다마스·라보 생산을 9개월 만인 지난달 27일부터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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