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노동자 5·1절 통일대회에서 남쪽 관계자들과 취재진을 놀라게 한 것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북쪽의 태도였다. 가장 큰 변화는 남쪽 노동자와 취재진에게 보여준 개방적인 태도였다.

북쪽은 이번 행사에서 금강산 안내원과의 인터뷰나 사진촬영조차 꺼리거나 금지했던종전의 경직된 태도에서 상당히 벗어났다. 김정숙휴양소에서 벌어진 통일대회본행사에서 남쪽 노동자와 취재진은 500여명의 직총 지도부나 공연자. 봉사원, 일반 노동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심지어 북쪽의 일반노동자들이 먼저 말을 걸어 오거나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해 남쪽 노동자들이오히려 당황해 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남북 노동자 예술단의 합동공연에서도 나타났다. 북쪽 공훈 배우오송희(35)씨는 남쪽에서도 널리 알려진 <휘파람>을 부르다 무대에서 내려와 남쪽노동자들과 손을 잡는가 하면, 춤까지 추는 파격적인 무대 매너를 연출해 보였다. 지난달 북쪽에서 열렬한 반응을 얻었던 가수 김연자씨 공연의 영향이 아니겠느냐는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 통일대회 전까지 현대아산의 온정각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김정숙휴양소는 철조망을 치고 군인들이 경비를 서는 `금지된 장소'였다. 북쪽은그러나 이번 행사를 위해 온정각과 김정숙휴양소 사이의 철조망을 뜯어내고 새로길을 냈다. 지난 99년부터 근무했다는 현대아산의 한 중견직원은 “김정숙휴양소쪽은 이쪽에서 바라보기가 겁날 정도로 경비가 삼엄했다”고 예전 분위기를전했다.

출입심사장 통과 과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관광객 물품 하나까지 까다롭게 굴던북쪽은 이번에 방북단 전원을 심사없이 통과시키는 대범함(? )을 과시했다.

현지의 현대아산 관계자들은 “통일대회에서 보여준 북쪽의 개방적인 태도가다른 관광객들에게도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어쨌든 최근 경색된남북관계를 푸는 좋은 징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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