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파생금융상품 거래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주간 금융브리프’를 통해 “저금리 기조로 인해 월가의 고수익 상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 총수익스왑(TRS) 등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며 “새로운 금융위기의 단초로 작동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을 모아 만든 고수익-고위험 파생금융상품이 부실화하면서 금융회사들이 연쇄파산 사태를 겪었던 때와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파생금융상품으로는 총수익스왑이나 스왑션이 지목됐다. 총수익스왑은 대출금이나 유가증권 같은 기초자산의 신용위험뿐만 아니라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까지 시장에서 거래하는 상품을 말한다. 매수자는 이자·수수료·가격변동을 포함한 총수익을 매도자에게 넘기고, 매도자는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총수익을 취하면서 신용위험을 지는 형태의 거래다.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경우 매도자는 매수자에게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 금융연구원은 모건스탠리를 인용해 총수익스왑 규모가 올해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바꾸는 스왑과 일정 조건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을 합친 복합상품인 스왑션 역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스왑션은 미리 정해진 고정금리로 미래의 일정시점에 자신에게 유리한 경우 스왑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금융거래기법이다.

금융연구원은 “2005년 월평균 거래량이 20억달러에 불과했던 스왑션의 경우 현재는 주식거래량이 60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금리스왑 같은 표준화된 파생금융상품은 장내 거래소와 중앙청산소를 갖췄지만 새롭게 등장한 파생상품은 당국의 모니터링 사각지대에 있다”며 “리먼브러더스 사태에서 경험했듯 복잡한 신용파생상품은 변동성이 갑자기 높아지면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비용을 치르게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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