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세계 노동절을 맞아 전세계 노동자들은 '신자유주의 반대'와 '고용안정'을 외치며 하루를 보냈다. 호주대륙으로 떠올라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거쳐 미주대륙 너머로 노동절의 하루가 저물 때까지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제일 먼저 노동절을 맞은 호주의 노동자들은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에들레이드 등에서 '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며 증권거래소를 폐쇄시키기 위해 시내 중심가로 모여들었다. 경찰은 증권거래소와 주요 관공서 앞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시위대를 저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30여명이 부상하고 수십명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시내 중심가에서 총리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불태웠으며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맥도날드 햄버거 지점에 페인트를 던졌다. 브리즈번의 노동자들은 시위대 연행에 항의, '세계는 민중의 것. 거리도 민중의 것'이라고 외치면서 거리를 질주했다.

○…대만에서는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정부의 강력한 실업대책을 촉구하며 시위를 전개했으며 수천명의 인도네시아 노동자들도 자카르타에서 노동절 집회를 갖고 '세계화 반대'와 '외세 개입 중지'를 외쳤다.

파키스탄에서는 군사정권에 의해 내려진 집회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이 노동절 집회를 계획하다 150여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란의 노동자들도 일자리보장을 요구하며 거리시위를 벌였고 터키에서는 양심수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정부 구호가 터져나왔다.

○…영국과 독일 등지에서는 이번 노동절의 가장 격렬한 시위가 전개됐다.

영국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시내중심가에 있는 쇼핑거리인 옥스퍼드가로 진입하려고 시도했으며 이를 저지하는 6,000명의 경찰과 충돌 수십명이 부상하고 42명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경찰의 해산에도 불구하고 밤늦도록 도심 곳곳에서 돌과 병을 던지며 산발적인 시위를 전개했다.

독일과 인접국가들에서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취루탄과 물대포가 동원됐다.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등지에서 시위대는 바리케이트를 치고 돌과 병을 던지며 경찰에 맞섰으며 경찰은 물대포와 무장차량,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공격했다. 스위스의 취리히에서는 시위대가 검은 옷에 복면을 쓰고 페인트가 든 봉지를 경찰에 던지며 시위를 전개했고 이 과정에서 40여명이 체포됐다.

지난 주 정부의 연금정책에 항의하며 10만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전개했던 그리스에서는 5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였으며 공공운수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가세함에 따라 비행기와 선박, 기차 등이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못했다.

○…중남미국가들에서는 노동절 집회가 반미시위로 전환되기도 했다. 온두라스에서는 노동자들이 미국의 성조기를 불태우며 미국의 중남미 개입에 항의했고 쿠바에서는 정부주도의 대규모 노동절 집회가 열렸다. 쿠바의 노동자들은 "아메리카대륙을 자유무역지대로 만들려는 미국의 시도는 미국의 소수부자들만 이롭게 하는 것이며 중남미 노동자들은 더욱 가난해 질 것"이라고 미국의 무역정책을 비난했다.

한편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멕시코 노동자들은 노동절 집회도중 멕시코 대통령과 노동부장관은 형상화한 조형물을 불태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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