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 중 충북 음성군 꽃동네 방문을 취소해 달라는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 시설을 탈피하는 흐름에 부응해 꽃동네는 해체의 과정을 밟아야 하는 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은 꽃동네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14~18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후 꽃동네를 방문할 예정이다.

두 단체는 “지역사회와 격리돼 인간다운 삶을 억압하고 있는 꽃동네를 교황이 방문하는 것은 시설 밖으로 나오기를 열망하고 있는 수많은 장애인의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꽃동네 방문을 취소하라”며 “장애인 수용시설 해체와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를 옹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이 장애인의 시설 거주를 장려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이 시설을 탈피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흐름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는 올해 2월 시설거주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다. 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올 수 있도록 체험홈과 자립생활가정을 확충하고 전세자금을 지원한다. 대상은 시설에 거주 중인 장애인 3천명의 20% 해당하는 600여명이다.

꽃동네에서 6년간 살았고 지금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뇌병변 장애인 배덕민씨는 “꽃동네에서는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배우자와 함께 살면서 권리를 되찾고 싶어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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