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속 광장에 분수가 솟았고 아이들이 놀았다. 멀찍이 선 엄마들이 스마트폰 들어 사진을 찍었고, 종종 소리쳤다. 넘어질까, 부딪힐까 물가에 아이 내어 둔 엄마 목소리는 다급했다. 마냥 신 난 아이가 젖은 몸으로 한 번씩 엄마 품을 찾아들었다. 그 앞 천막에서 곡기 끊어 말라가던 아빠가 그 모습을 지켜봤다. 여행에 마냥 들떴던 아이는 젖은 몸으로 아빠 품을 찾았다. 물속에 아이 묻은 아빠 목소리는 다 쉬어 거칠었다. 그 앞 전광판에 틀어둔 미공개 영상 속 아이 목소리가 다급했다. 물이 차오른다고, 무섭다고, 죽기 싫다고 아이는 제 스마트폰에 기록했다. 유언으로 남았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 흐릿하다. 유구무언이다.
물가에 내놓은 아이
- 기자명 정기훈
- 입력 2014.07.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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