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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집회 허가 중?조세화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조세화 변호사
(민주노총 법률원)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건설산업연맹과 함께 이달 17일부터 22일까지 SK건설 본사 앞, GS건설 본사 앞, SK 본사 앞, 현대건설 본사 앞 인도에서 1천500여명에서 2천여명이 참가하는 옥외집회를 개최할 계획으로 지난달 23일 서울종로경찰서장에게 옥외집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별도의 행진계획은 없었다.

그런데 경찰은 집회장소가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 해당해 교통소통에 장애를 발생시켜 심각한 교통불편을 준다는 등의 이유로 다음날 모두 금지 통고했다. 인도에서만 집회를 한다는데도 말이다.

이에 노조는 ‘인도상’의 소통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참가인원을 대폭 축소해 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역시 집회장소를 인도로 해서 옥외집회 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2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SK 본사 앞 집회는 허가하면서도 나머지 장소에 대해서는 불허했다. 마찬가지로 집회장소가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 해당해 교통소통에 장애를 발생시킬 우려가 상당하다는 이유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8조2항에 명시된 (다른 집회와의) 장소 경합에 해당한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노조는 종로경찰서의 이러한 반복적인 금지 통고가 공권력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단 현행 집시법상 합법적인 집회를 개최하기 위해 경찰의 의사를 확인했다. 다시 인원 20명을 대폭 축소해 신고했으나 경찰은 이마저도 장소 경합이나 “결국 집회하면 수천 명이 올 거 아니냐”는 황당한 이유로 또다시 금지했다.

헌법 제21조2항은 집회 개최 여부에 대한 경찰의 허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먼저 신고된 집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집회 주최자인 노조가 해당 건설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해야 할 목적이 정당하다면 경찰은 처음부터 이를 금지하면 안 된다. 두 집회가 조화롭게 진행될 수 있는 방법, 가령 질서유지선 설정 등의 조건 통보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집회 허가제 금지의 헌법 취지에 부합한다. 다음과 같은 판례도 있다.

“선 집회 신고라고 하더라도 두 집회의 목적(두 집회 목적의 무관성), 실제 이뤄진 선행 집회의 내용과 규모 등 여러 사정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두 집회가 충돌할 가능성이 사실상 미미한 점, 설령 서로 충돌할 여지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는 집시법 등 관련 법령에서 허용된 경찰력을 동원해 평화로운 집회가 이뤄지도록 예방하는 수단 등을 먼저 강구하지도 않았는 바, 집회신고가 뒤에 접수됐다고 해 곧바로 이를 전면 불허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서울행법 2011. 11. 24 선고 2011구합34122 판결)

한편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로부터 받은 ‘세월호 관련 옥외 집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16일부터 6월18일까지 집회건수 239건 중 112건에 대해 금지통고 내지 조건부과 처분이 내려졌다. 신고된 집회의 절반이 금지통고 내지 조건부과에 의해 제한된 것이다. 과연 집회 ‘신고’제가 맞는지 행정법 교과서를 다시 한 번 찾아봐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경찰이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막아 수고를 덜자’는 행정편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거나, 집시법상 금지통고의 사유가 매우 포괄적이어서 경찰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겨져 있는 한, 서울시민이 집회를 ‘합법적’으로 하려면 경찰의 눈치를 살피거나 불법을 무릅쓸 수밖에 없다.

서울시민 또는 서울에서 집회를 하려는 대한민국 국민은 금지통고의 벽을 넘기 위해 소송을 하거나 집회를 포기해야 현실이다. 서울 경찰은 지금 집회 허가 중이다.

조세화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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